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6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해 별다른 심경 변화를 내비치지 않았다. 그간 장관으로서 업무 실적에 대해서도 “스스로 평가하기는 좀 성급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오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제출됐는데 어떤 심정인가”라고 묻자 “나중에 정리가 되면 그때 자세한 말씀을”이라고 했다.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야 3당은 이날 본회의 직전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책임을 묻겠다며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개의 직후 보고됐다. 탄핵소추 사유로는 재난예방·대응과 관련한 헌법·법률 위반,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이 명시됐다. 앞서 야당은 지난해 12월 11일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이 장관은 ‘그동안 행안부 장관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스스로 평가하기에 잘했다고 생각하나’라는 정 의원의 질의에 “제 스스로 평가하기는 좀 성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썩 잘했다고는 생각 안 되죠’라고 묻자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다”며 말을 아꼈다. 정 의원은 재차 ‘지금은 멍합니까’ ‘기분이 좋습니까’라고 질문하자 이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72시간 후면 집에 가셔야 하는데 집에 가서 뭐 하실 생각인가’라는 정 의원의 질문엔 “그런 말씀에 대한 답변을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이 보고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본회의에서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오는 8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지게 할 방침이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169석을 가진 민주당이 단독으로도 처리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장을 마친 후 이날 대정부질문에 참석했다. 이 장관은 지진, 홍수, 산불이 빈번한 캘리포니아주의 재난 예방·대응, 복구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출장을 마친 이 장관은 지난 5일 귀국 후 바로 행안부 서울상황센터에 도착해 전남 신안군 청보호 전복사고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