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챗GPT 열풍, 세제 지원·규제 혁파로 AI 기술 경쟁 도우라

미국 인공지능(AI) 연구소 ‘오픈AI’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챗GPT’ 열풍이 거세다. 서비스 출시 5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 두 달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최근 기술 혁신을 주도한 유튜브나 페이스북, 넷플릭스보다 빠른 속도다. 이달 초에는 더욱 빠른 챗GPT플러스 서비스를 월 20달러에 내놓았는데 인기가 그칠 줄 모른다. 개발사 최고기술책임자조차 “이렇게까지 큰 열풍이 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다.

챗GPT를 통한 질문에 AI가 5초 안에 답을 해준다. 빠르게 검색해 결과를 알려준 점이 놀라운 게 아니다. 챗GPT에게 물으면 “딥러닝(심층학습) 알고리즘으로 인간과 유사한 응답을 생성하는 대화형 AI시스템”이라고 스스로 소개한다. 인간이 만든 수많은 텍스트를 학습해 인간의 언어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AI 챗봇이다. 그림을 그리고 시나 소설, 심지어 논문까지 쓰는 등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진 창작 활동도 척척 해낸다. 미국 로스쿨 입학 시험, 의사 면허 시험까지 합격할 정도라니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을 준다.



AI는 교통, 물류, 교육, 행정, 금융, 의료, 국방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인터넷, 모바일에 견줄 정도로 세상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게 분명하다. 세계 각국이 AI 개발 경쟁에 뛰어든 이유다. 미국과 중국, 일본, 영국 등은 AI 국가전략을 앞다퉈 발표해 추진하고 있다. 2016년 알파고 충격 이후 우리나라도 AI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나 기술 격차는 여전하다. 2020년 기준으로 우리의 AI 기술력 수준은 미국의 80.9%라고 한다. 반면 중국은 국가 차원의 투자와 지원 정책으로 2016년 71.8%이던 기술 수준을 2020년 85.8%까지 끌어올렸다.

우리도 AI 기술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과학계 인사를 잇따라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AI 등 기술 개발을 독려하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관건은 고급 인재 양성이다. 정부가 과감한 연구개발(R&D)비 투자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연구 생태계를 마련해줘야 한다. 개인정보 활용이나 저작권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규제 혁파에도 나설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AI 기술 개발을 속도전으로 할 일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최고의 성과가 나온다. 정부는 최대한 지원하되 시간을 충분히 주면서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