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첫 자체 생산 제트여객기 C919가 상용비행을 앞두고 실시된 최종 검증 비행이 엔진 이상으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항공 굴기(堀起)’를 위해 민간 항공 분야에서 C919로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검증 비행 실패로 차질이 예상된다.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C919를 처음 인수한 중국 동방항공이 지난 1일부터 시행한 100시간 검증비행에서 항공기 B-919A(동체번호·B는 중국 민항기 코드, A는 최초의 C919 여객기)가 왼쪽 엔진 문제로 회항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항공기는 검증비행 실시 다음날인 2일 상하이(上海) 홍차오(虹橋) 공항에서 베이징 다싱(大興) 공항으로 비행한 뒤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공항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다싱공항 착륙 후 이상이 발생해 홍차오 공항으로 돌아갔다.
검증 비행은 여객기 운항 시스템을 점검하고, 승객에게 안전한 항로를 제공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절차다. 중국 민항당국은 검증 비행을 통해 안정적인 운항 능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되면 운항 허가를 내준다.
2006년 연구 개발에 착수해 16년 만인 지난해 C919를 완성한 중국 국영 중국상용항공기(COMAC)나 운항사인 동방항공 측은 검증 비행 실패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동방항공은 이르면 2월말, 늦어도 봄부터 C919에 대한 상업 운항을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검증비행에서 이상이 발생함에 따라 일정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항공 굴기’를 위해 엔진 이상에도 무리하게 운항 허가를 내줄 경우 비행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C919가 자국에서 생산했다며 ‘국가적 자부심’이라고 자랑했지만 엔진, 항공 전자, 제어 시스템, 통신 및 착륙 장치 등 대부분의 부품은 외국에서 수입했다.
C919는 기내 통로가 하나인 중형 여객기로 164인승이며, 최고 속도는 시속 963㎞, 최대 항속 거리는 5555㎞다. 대당 가격이 약 1억달러(약 1254억원)로 보잉737, 에어버스320보다 약 20% 정도 저렴하다.
중국은 거대한 항공기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항공기 시장이 3파전 구도로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COMAC은 2040년까지 중국 항공여객 운송량이 연평균 5.7% 성장해 항공기를 9957대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기준 중국 항공기 보유대수는 3600여대로 노후 항공기를 감안하면 9000여대가 신규 도입돼야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COMAC이 전 세계에서 C919에 대한 815대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최종적으로 동방항공만 5대를 확정했고, 미국의 첨단부품 수출 규제로 동방항공이 지난해 12월에 첫 항공기를 인도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