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공방으로 이전투구 양상을 빚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7일 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양강 주자인 김기현 후보는 윤 대통령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친윤(친윤석열) 후보’임을 앞세웠고, 안철수 후보는 수도권 경쟁력을 내세우며 내년 총선 압승 전략을 강조했다. 친윤계와 대통령실의 압박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던 나 전 의원은 이날 김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
◆與 전대 정견 발표… 金 “당정 조화” 安 “수도권 170석”
이날 서울 강서구 ASSA빌딩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김 후보는 “당정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정부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며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과 당심을 듣는 살아 있는 정당을 만들고 민생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기 정치하지 않는 대표, 사심 없이 당을 이끌어나가는 대표가 돼서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서 당내 대통합을 이루고 우리 당을 하나로 똘똘 뭉쳐 나가겠다”며 상향식 공천, 주요 사안 당원 의견 조사, 선출직 문호 개방 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전방위적 공세에 안 후보가 전날 공개 일정을 취소하면서 ‘중도 사퇴론’이 돈 것과 관련 안 후보는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보셨냐”고 부인했다.
이날도 김 후보는 상대 주자인 안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비전발표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신영복 존경’ 발언이나 ‘친(親) 언론노조’ 행보를 문제 삼는 배경에 대해 “(네거티브가 아닌) 매우 중요한 정책 검증 사항”이라면서 “과거 발언이나 행동이 우리 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에 일조하지 않았나. 그것으로 제 생각이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羅心은 金에게?…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 현실화하나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 전 의원은 이날 김 후보와 단둘이 오찬을 함께한 뒤 “필요한 부분, 역할을 하겠다”며 사실상 지지 선언을 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뒤 특정 후보와 공식 석상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 전 의원은 오찬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의 모습이 분열의 전당대회로 되어가는 것 같아 굉장히 안타깝다”며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윤석열정부의 성공, 또 내년 총선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애당심, 충심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고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이 지난달 25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전당대회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고 했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나 전 의원 옆에 나란히 선 김 후보는 “앞으로 나 대표와 함께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윤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 나 대표에게 더 많은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지 선언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도 공조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기자회견 직후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까지 했다.
친윤계에서는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장제원 의원은 “당원들께 안정감을 주지 않을까”라며 “정말 좋은 일이고 공동의 목표인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박수영 의원도 “좋은 결말이 나고 있는 것 같아 바람직하다”면서 ‘김나 연대’ 공식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