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8 강진, 국내 강화서도 감지 끝 모를 사상자… 구조 작업은 더뎌 적극 지원하고 국내 점검 계기 삼길
6일 새벽(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11분쯤 지나 규모 6.7의 강한 여진이 뒤따랐다. 규모 7.8은 21세기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중 4번째 규모다. 직선거리로 약 7400㎞ 떨어진 우리나라 강화도 지진계에도 감지됐다고 하니 얼마나 강력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사상자는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 초기 ‘최소 15명’으로 알려진 사망자가 하루 만에 5000여명으로 급증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지진이 발생한 데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이 많아 사상자 숫자가 어디까지 늘어날지 모를 일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초기 집계된 수의 최대 8배까지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망자가 최대 2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창졸간에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잃은 이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보낸다.
외신이 전한 사고 현장은 끔찍하다. 여진 탓에 피해 지역에 접근이 쉽지 않고 영하권 강추위로 구조작업이 더디기만 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민들이 외투도 없이 서로 바싹 붙어 온기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니 안타깝다. 장비가 부족한 데다 생존자가 있을지 몰라 맨손으로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가 인류애를 발휘할 때다. 인류는 대자연의 재앙 앞에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지만 동남아 쓰나미, 동일본 대지진, 아이티 지진 등의 위기 때마다 힘을 합쳐 극복해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성명을 내 “국제사회가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우리 정부도 어제 실종자 수색과 부상자 치료를 위해 국제구조대 61명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굳이 튀르키예가 6·25 때 우리를 도운 형제국임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구호와 피해 복구를 위해 최대한 아낌없이 지원하는 게 마땅하다.
지진은 인간이 대비하기 가장 어려운 자연재해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다. 2016년 경주의 규모 5.8 지진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인천 강화군 해역의 규모 3.7 지진으로 재난문자가 발송되고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지진은 막을 수는 없지만 미리 대비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진 대응책을 더욱 촘촘히 챙기고 시설을 꼼꼼히 점검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