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에도 삼성전자 순고용 최대 증가… 유통은 산업 부진 영향 받아

CEO스코어 460개 기업 분석, 전체 1.5% 증가에 그쳐

반도체 소비 부진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지난해 삼성전자의 순고용 인원이 역대 최대폭으로 늘고, 쿠팡의 순고용 감소폭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IT·전기·전자 부문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용을 확대한 반면, 유통은 산업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

 

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46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순고용(취득자-상실자) 현황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총 순고용 인원은 2만2334명으로 2021년 12월 말 국민연금 가입자(153만5158명) 대비 1.5% 증가에 그쳤다.

 

업종별로 지난해 순고용 인원은 IT·전기·전자 업종이 1만6819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500대 기업 전체 순고용 인원의 75.3%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반도체 업계가 업황 부진 속에서도 고용을 확대해 500대 기업 전체의 순고용 감소분을 상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768명을 순고용해 전체 증가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유지하며 지난해 9월과 10월 2863명을 순고용했다. 지난해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간 LG이노텍도 2716명을 순고용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7월 경북 구미시와 카메라모듈 생산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 향후 연간 1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1934명), SK하이닉스(1797명), LG에너지솔루션(1443명), LG디스플레이(1340명), CJ올리브영(1193명), 대한항공(1186명) 등도 순고용이 늘었다.

 

분야별로 건설 및 건자재(3312명), 식·음료(2798명), 운송(2168명), 자동차·부품(1906명), 조선·기계·설비(1537명), 석유·화학(1203명), 제약(1131명) 등의 순으로 순고용 인원이 많았다.

 

유통·은행·통신·보험 등의 업종은 지난해 업황 부진 및 구조 개편 등으로 순고용 인원이 줄었다. 유통 업종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원감축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은행과 보험 업종은 디지털금융 전환에 따른 지점망 축소, 희망퇴직 등의 여파로 고용 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쿠팡이 지난해 순고용 인원이 4903명 줄어들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마트(-1174명)와 롯데쇼핑(-1029명)도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 감축으로 순고용이 줄었다. 한국씨티은행(-1048명)은 소매 금융 축소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 영향을 받았고, 삼성중공업(-488명)·대우조선해양(-148명)·현대중공업(-102명) 등도 조선업 인력난으로 국민연금 취득자보다 상실자가 많았다. 통신 3사중엔 유일하게 KT(-1250명)가 순고용 숫자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