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엮이기 싫어서'… 북한 속마음 드러났나

김정은, '강진 피해' 시리아에만 위로 전문
그리스 "튀르키예, 북한식 태도 보여" 비난
국제사회 일각서 튀르키예와 비교되는 北

‘튀르키예(터키)와 엮이는 것을 꺼리는 북한의 속내가 드러난 것일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활짝 웃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지진이 일어난 튀르키예와 시리아 가운데 시리아에만 위로 전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피해가 시리아보다 훨씬 더 큰 튀르키예에 대해선 아직까지 ‘침묵’을 지켜 눈길이 쏠린다.

 

8일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정은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강타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시리아에서만 약 2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정은은 전문에서 “귀국(시리아)의 서북부 지역에서 강한 지진으로 많은 인명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에 접했다”며 “당신(알아사드 대통령)의 올바른 영도 밑에 수리아(시리아)아랍공화국 정부와 인민이 하루빨리 지진 피해의 후과를 가시고 피해지역 인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게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의 자주권과 영토 완정을 위한 수리아(시리아) 인민의 정의의 투쟁에 굳은 연대성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핵무기 개발과 잦은 탄도미사일 발사, 그리고 한국에 가하는 군사적 위협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받고 ‘왕따’가 된 북한은 유독 시리아하고는 돈독한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과 마찬가지로 시리아 역시 대표적 친(親)러시아 국가다.

 

그런데 시리아보다 훨씬 많은 6000명가량의 사망자가 보고된 튀르키예 정부에 김정은이 위로 전문을 보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북한은 튀르키예와도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친밀도는 시리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튀르키예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해 북한과 싸웠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서 북한이 가장 적대시하는 미국의 동맹국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튀르키예가 국제사회 일각에서 북한과 비교되는 점을 들어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튀르키예와 엮이길 싫어하는 듯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튀르키예와 ‘앙숙’인 그리스의 니코스 덴디아스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튀르키예가 ‘북한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나토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었다. 이는 그리스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발사 위협을 가한 튀르키예를 북한에 비유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덴디아스 장관은 “튀르키예가 같은 나토 회원국인 그리스를 상대로 미사일 공격 위협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규탄받아 마땅하다”면서 “그런 북한식 태도는 나토에 들어설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 입장에선 튀르키예와 비교된 것이 몹시 불쾌할 법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