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안철수 겨냥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우리도 (공개적인 경고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영중 빌딩에서 열린 평택시을 당원 간담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평택=뉴시스

 

대통령실이 8일 인생 명언 중 하나로 알려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에 빗대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듣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는 메시지를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측에 남겼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의 ‘안철수 후보가 더 이상 문제 되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한다’는 말에 “우리도 (공개적인 경고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안 후보가) 하니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후보가 당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이른바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등 표현을 쓰자, 이 수석을 통한 대통령실의 안 후보 ‘엄중 경고’ 요구가 국민의힘 당 지도부에 전달됐었다.

 

안 후보의 캠페인 방식이 부적절하고 위험하다는 게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던 이 수석의 의견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사실상 안 후보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안 후보는 지난 7일 당 대표 후보자 비전발표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윤안연대’ 등 표현에 거부감을 보이는 등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어제 온종일 선거 공보물 만들어 놓은 거 다 점검해서 약속드린 대로 (그런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윤핵관’ 표현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안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와 관련한 추가 언급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최근에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월 300만원의 당비를 내는 만큼, 당무에 대해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던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에는 “‘많이 낸다, 적게 낸다’로 끌고 갈 게 아니라, 1호 당원의 역할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자신도 당 대표 시절 매달 당비 200만원 정도 냈던 점을 언급한 뒤, “당 대표 뒤에서 총질하던 사람들이 ‘당비 300(만원) 내니까 말 좀 하자’ 이러는 것은 장난하자는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1호 당원’으로서 윤 대통령이 의견을 개진한 것일 뿐이라는 대통령실 입장에 이 전 대표는 “우리는 그런 걸 ‘당무개입’이라 부르기로 했다”고 신나게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