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일본사 미야자키 마사카쓰/류순미 옮김/더봄/1만7000원
많은 이들이 일본에 가면 적당히 삭힌 연어나 고등어, 오징어 등 각종 생선으로 밥을 감싼 일본식 초밥인 스시를 먹는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로 나가서 가장 많이 먹는 일본 음식 역시 스시일 것이다. 생선초밥인 스시는 그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 가운데 하나다.
초밥은 처음 생선이나 육류, 조개를 소금에 절여 눌러서 자연스레 신맛이 나게 된 음식에서 비롯됐다. 즉, 초밥의 원래 목적은 바로 저장이었다. 그래서 일본의 헤이안 시대 중기에 편찬된 율령서 ‘연희식’에는 중앙 조정이 각 지역에 스시를 세금으로 내라고 하는 규정이 있었다. 도미스시, 붕어스시, 전복스시, 고등어스시…. 이때 스시는 생선이나 육류를 소금과 밥 사이에 넣고 ‘밥’을 발효시켜 고기나 육류가 하얗게 숙성되면 먹는 숙성 스시였다. 생선과 육류를 저장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밥은 먹지 않고 숙성된 육류와 생선만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로마치시대 후기에 이르러 스시를 먹는 방법에 변화가 생겼다. 본래 숙성 스시는 쌀이 발효되면서 뭉그러지기 때문에 먹을 수 없었지만, 발효기간을 줄여 밥이 뭉그러지기 전에 꺼내 발효된 밥과 생선, 조개를 모두 먹게 되었다. 이렇게 발효된 밥과 생선, 조개를 다 먹는 새 스시는 ‘나마나레’라고 불렀다. 요즘처럼 초밥에 생선을 올려먹는 생선초밥은 바로 나마나레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