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金… 金… 빙상 샛별들 ‘반짝반짝’

빙판 위 유망주들 줄줄이 승전보

이해인, 4대륙 피겨 ‘역전 우승’
김연아 이후로 14년 만에 기록

김민선, ISU 월드컵 500m ‘金’
6연속 우승으로 종목 1위 굳건

쇼트트랙 박지원, WC 6차 1위
한국 빙상의 유망주들이 주말에 연이은 승전보를 보내왔다. ‘포스트 김연아’ 중 하나로 꼽히는 피겨스케이팅의 이해인(18·세화여고)은 시니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었고, ‘신 빙속여제’라 불리는 김민선(24·의정부시청)은 월드컵에서 주 종목인 500m에서 또 다시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으로 떠오른 박지원(27·서울시청)도 ‘금빛 질주’를 선보이며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이해인은 지난 11일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4.96점, 예술점수(PCS) 66.75점, 합계 141.71점으로 시즌 최고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9.13점으로 6위에 그쳤지만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더한 총점에서 210.84점을 받아 대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ISU 주관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싱글 선수의 4대륙선수권 우승은 2009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이다. 이해인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해인이 김연아 이후 우승 기록을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니어 시절이었던 2019년 이해인은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와 6차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는데, 한국 여자 선수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 연속 우승도 2005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이었다.

이해인이 지난 11일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열린 ISU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콜로라도스프링스=AP뉴시스

이해인이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발전에서 부진하며 생애 첫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주저앉지 않고 다시금 기량을 갈고닦은 이해인은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서며 올림픽 출전 불발의 설움을 씻어냈다. 이해인은 “쇼트 경기에서 아쉬운 점들을 빨리 잊고 프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드려서 정말 기쁘고 값진 메달”이라면서 “보내주시는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남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즐겁게 훈련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쇼트프로그램 1위(72.84점)에 올랐던 김예림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36.45점을 획득해 총점 209.29점으로 이해인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프리에서 실수가 겹쳐 아쉬웠지만, 김예림 역시 지난해 이 대회 동메달에 이어 올해 은메달로 한 단계 더 올라섰다.

한편 12일 열린 남자 싱글에서는 차준환이 최종 총점 250.14점으로 미우라 가오(281.53점·일본), 키건 메싱(275.57점·캐나다), 사토 순(259.14점·일본)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은 11일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의 로도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ISU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500 디비전A(1부)에서 37초9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올 시즌 월드컵 1∼5차 500m 금메달을 모조리 거머쥔 김민선은 월드컵 포인트 총 300점을 쌓으며 이 종목 랭킹 1위를 굳게 지켰다.

여기에 김민선은 지난해 12월 ISU 4대륙선수권대회까지 ISU 주관 대회에서 6연속 정상에 올랐고, 지난달 열린 제31회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104회 전국동계체전 500m에서는 ‘빙속여제’ 이상화(은퇴)의 38초10을 넘어 37초90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금메달을 휩쓸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박지원이 12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2∼2023 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도르드레흐트=신화연합뉴스

남자 쇼트트랙의 새 간판 박지원은 12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2∼2023 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200의 기록으로 이동현(의정부광동고·2분17초310)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로써 박지원은 2차 대회를 제외한 모든 월드컵에서 1500m를 싹쓸이했다. 1000m의 3개까지 포함하면 월드컵 개인전에서만 8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미 5차 대회에서 올 시즌 월드컵 랭킹 종합 1위를 사실상 확정한 그는 이날까지 총 968점을 쌓아 2위 홍경환(고양시청·634점)과 격차를 더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