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동면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이하 각 춘천) 본관 지하. 지난 9일 기자가 방문한 이곳에 다이내믹 전원공급장치(UPS)가 있었다. 설비실 밖이었지만 ‘웅, 웅’ 하는 소음과 진동이 적지 않았다. 다이내믹 UPS는 데이터센터에 정전이 발생할 경우 안정적으로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는 비상전력설비다. 정전이 되면 UPS 디젤 엔진이 가동돼 전력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본관 옆 지하에는 비상 가동 시 UPS의 원료가 되는 약 60만ℓ의 경유가 보관돼 있다. 70시간 전력 중단 없이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는 양이다.
각 춘천이 준공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외부 공기·폐열 활용 등 첨단 친환경 설비로 주목받던 각 춘천은 최근 ‘무중단·무사고·무재해’로 다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아주 잠깐의 장애만 있었기 때문이다. 각 춘천의 차별화된 기술과 역량 덕분이다.
12일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각 춘천에 보관할 수 있는 서버는 총 12만대로, 데이터양은 900페타바이트(테라바이트의 1024배)에 이른다. 이는 900만권을 소장한 국립중앙도서관 1만개를 지어야 가능한 용량이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각 춘천의 서버, 서버실 등 각 단위뿐 아니라, 각 춘천 외 네이버가 이용하고 있는 경기, 충남 등의 임대 데이터센터 간에도 이중화·분산 조치를 해뒀다.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즉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은 “국내 많은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각 춘천의 가장 큰 차별점은 ‘10년 무중단·무사고·무재해’”라고 강조했다.
각 춘천의 10년 경험과 기술투자는 네이버 두번째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3분기 실가동 목표인 각 세종의 보관 서버 용량은 각 춘천의 3배(60만 유닛)다. 각 춘천보다 진보된 기술을 동원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IT서비스본부장은 “인공지능 등 ICT(정보통신기술) 환경의 급변으로 이를 뒷받침 할 서버, 전력, 공간 등이 더 필요해지고 있다”며 “이럴수록 데이터센터는 기본에 충실해야 안전하고 예상치 못한 수요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