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의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오는 24일 침공 1주년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러시아군의 대공세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13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북쪽 크라스나호라 마을을 장악하고 진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스보보다 대대’의 볼로디미르 나자렌코 부지휘관은 바흐무트 도심과 외곽이 맹렬한 공격을 받았다면서 “특히 바흐무트와 (인근) 코스탼티니우카는 광적이고 무차별적인 폭격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과 와그너 용병들은 바흐무트를 3면으로 포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민간인과 구호단체가 시가전에 휘말릴 수 있다며 이 지역 접근을 차단했다.
이 지역을 지키는 고위 사령관인 미하일로 코발 장군은 “전선의 사기 저하를 막기 위해 러시아에 돌파구를 내주거나 떠밀리듯 철수하지 않는 게 목표”라면서도 “슬프게도 우리는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했다. 군사정보기업 로찬컨설팅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바흐무트가 함락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또 다른 격전지인 부흘레다르에서는 최근 며칠 새 24대 이상의 러시아군 탱크와 차량이 우크라이나 드론, 지뢰 등에 속수무책으로 파괴되는 등 “지휘와 전술 측면에서의 고질적 실패를 보여줬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병력 2만명, 주력 전차 약 90대 등을 투입해 이 지역을 대공세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는 설명이다.
러시아군은 부분동원령을 통해 보충한 30만 병력을 최근 동부 전선에 대거 투입하고 공세의 고삐를 조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의 봄철 대공세가 언제 시작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미 시작을 봤다”고 답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러시아 대공세 가능성을 의식한 듯 벨라루스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즉각 출국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친러 국가 벨라루스는 지난해 2월 러시아군에게 키이우 진격 루트를 내줬고 현재 약 9000명의 러시아군이 포함된 연합지역군이 이곳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그들이 더 많은 군대, 더 많은 무기, 더 많은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전선에서 주도권을 쥐기 전에 탄약, 연료, 부품 등 핵심 군사역량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간절히 바라는 레오파르트2 등 서방 주력 전차는 3월 말이나 돼야 전장에 도착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차병들은 독일 북부 뮌스터와 폴란드 남서부 스위토초우 기지에서 각국 교관들로부터 레오파르트2 운용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