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출범한 V리그에서 여자부는 10여년 이상 남자부의 인기에 가려 있었다. 2017∼2018시즌부터 남녀부가 같은 연고지를 쓰는 지역(서울, 인천, 대전, 수원)에서도 남녀부 경기를 따로 열고, 2018∼2019시즌부턴 여자부도 남자부와 동일한 오후 7시에 열기로 했을 때만 해도 과연 여자부가 자생적 인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았다.
기우였다. 여자배구는 비주얼과 실력을 동시에 가진 선수들이 여럿 등장하며 팬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가 기폭제가 되면서 이제 남자부의 인기를 뛰어넘고 있다. 2022∼2023시즌엔 ‘배구여제’ 김연경의 V리그 복귀와 더불어 사상 첫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질 정도로 순위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올 시즌 14번 매진을 기록했다. 남자부에서는 올 시즌 매진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14일 기준 여자부 관중은 97경기 23만6273명으로 2018∼2019시즌의 22만6498명을 이미 뛰어넘었다. 잔여 경기가 29경기임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사상 첫 3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힐 전망이다.
막바지로 갈수록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관중 증가를 기대하게 한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선두 경쟁은 시즌 끝까지 가봐야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이고,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의 창단으로 여자부에도 준플레이오프가 도입(3, 4위 승점 차 3 이하 시 개최)돼 4위까지 봄 배구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순위싸움을 불꽃 튀게 한다.
14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3위 도로공사가 선두 현대건설을 3-1(21-25 25-21 25-20 25-20)로 누르고 승점 47(16승12패)로 4위 KGC인삼공사(승점 41), 5위 GS칼텍스(승점 39)와의 격차를 벌렸다. 반면 야스민의 대체 외국인 선수 몬타뇨를 출전 시킨 2경기를 모두 내주는 등 3연패에 빠진 현대건설(승점 61)은 15일 흥국생명(승점 60)이 페퍼저축은행을 잡을 경우 선두 자리를 내줄 처지에 몰렸다.
인천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는 선두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을 3-1(25-23 23-25 25-20 26-24)로 누르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승점 3을 추가하며 승점 59(20승8패)가 된 대한항공은 2위 현대캐피탈(승점 52, 17승10패)의 추격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