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오세근·김선형 ‘老풍당당’

오, 인삼공사 선두 질주 중추 역할
SK 김, 득점·도움 개인 통산 최다

신체 능력은 어느 순간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한다. 이를 수치화했을 때 나타나는 포물선을 나이에 따른 신체 능력 감소, 즉 ‘에이징 커브’라고 부른다. 신체 능력이 중요한 종목, 특히 농구에서는 선수 연령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프로농구에서 30대 중반에도 전성기 같은 실력을 뽐내는 선수들이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36)과 서울 SK 김선형(35)이 그 주인공이다.

오세근(왼쪽), 김선형

오세근은 인삼공사 선두 질주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오세근은 15일 열린 2위 창원 LG전에서 경기 시작과 동시에 연속 5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이 경기에서 14점을 몰아쳤다. 이 덕에 인삼공사는 89-67 대승을 거뒀고, 팀은 2위와 격차를 4.5경기까지 벌려놨다. 오세근은 올 시즌 평균 13.0득점 6.4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프로 11년 차를 맞은 오세근은 잦은 부상으로 45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이 단 5시즌에 불과했다. 2020∼2021 시즌부터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고 인삼공사는 두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며 강팀의 면모를 공고히 했다.

 

2012∼2013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선형은 올 시즌이 전성기인 듯 맹활약 중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연봉 킹’(8억원) 자리에 오른 김선형은 오히려 20대보다 나은 모습으로 SK 속공 농구를 지휘하고 있다. 김선형은 올 시즌 SK가 치른 42경기에 모두 출전하면서 경기당 평균 15.5득점에 6.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김선형 ‘커리어 하이’다. 김선형은 16일 열린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S-더비’ 경기에서 29점 13어시스트 더블더블을 기록, 115-113으로 연장 혈투 끝의 팀 승리에 기여했다.

 

비결은 자기 관리로 꼽힌다. 전희철 SK 감독은 “(김)선형의 경우 시즌 전과 시즌 후 체지방률에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몸 관리에 철저하다”며 “다른 선수들도 이런 점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