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시공으로 노후주택 ‘난방비 폭탄’ 막는다

서울시·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동
덧유리 등 단열재 시공 실증 나서
효과 입증 땐 취약층 주거지 확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창호 교체 대신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단열재로 낡은 집의 난방비를 줄이는 실증사업을 서울시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추진한다.

서울시는 단열 덧유리, 기밀 방풍재, 박막형 진공단열재 세 가지 방식을 30년 이상된 주택에 적용해 실제 에너지 효율이 올라가는지 실험해본다고 16일 밝혔다.



단열 덧유리는 기존 창유리를 철거하지 않고, 유리와 창짝 사이 10㎜ 공간에 3㎜ 내외 공기층을 포함한 폴리카보네이트 보드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기밀 방풍재는 창짝과 창틀의 상하 접합부와 창짝 간 유격 부위에 기밀재를 시공하는 것이다.

시는 이 같은 방식으로 찬 공기 유입을 막고 공기층을 만들면 실내온도가 2∼4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박막형 진공단열재는 유리를 섬유 형태로 뽑아낸 글라스울을 주성분으로 하는 심재를 금속이나 세라믹층을 가지고 있는 특수 외피로 감싸 진공을 만드는 단열재다.

시는 30년 이상된 소규모 노후공동주택을 대상으로 20일부터 4월20일까지 2개월간 세 가지 방식을 적용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실증기간의 에너지 사용량을 전년도 같은 기간 사용량, 시공하지 않은 옆동 사용량과 비교한다.

사업 결과 효과가 입증되면 하반기에 달동네, 임대아파트 등 취약계층 주거지로 대상을 확대한다.

시는 낡은 건물이 구조나 안전성 문제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인 데다 대부분 세입자여서 고칠 엄두를 못 내어 이 사업을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985∼1987년 지어진 건물은 2015∼2017년 건축된 건물보다 난방 에너지 사용량이 단독주택은 31%, 아파트는 43%나 많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에너지 위기 시대 초간단 고효율 간편 시공이 에너지 약자의 기후위기 극복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물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고 에너지 약자도 도울 다양한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