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카페… 서울 하천 20곳 ‘수변명소’로

市, 수변감성도시 사업 16곳 추가

284㎢ ‘수세권’ 개발 잠재력 충분
활력 넘치는 문화공간 조성 계획
연내 세곡천 등 5곳 접근성 개선
만남·축제·공연·놀이의 장 탈바꿈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수변감성도시’가 올해 서울 하천 20곳에서 진행된다. 산책로에 그치고 있는 서울의 소하천·실개천이 쉼터와 테라스, 놀이공간, 카페를 갖춘 문화·감성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관악구 도림천 조감도.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선도사업 4곳을 발표한 데 이어 16곳을 추가 발굴해 총 20곳에서 수변활력거점을 조성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해 도림천, 정릉천, 홍제천 중·상류 4곳을 선도사업지로 선정했다.

수변감성도시는 해외와 달리 서울의 하천은 치수 중심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서울에는 한강을 포함해 332㎞의 물길이 흐른다. 이 물길과 함께 개발될 수 있는 ‘수(水)세권’이 284㎢인데도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오 시장은 시민이 걸어서 갈 만한 동네 물길을 문화·활력이 넘치는 수세권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다만 유량이 일정한 유럽과 달리 서울의 하천은 바닥을 드러냈다가 범람하기를 반복한다. 하천변이 좁고 고가도로, 각종 구조물로 답답하게 막혀 있기도 하다. 시는 이런 특성을 감안해 서울만의 매력을 살리면서 홍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선에서 수변 공간을 탈바꿈한다.

올해는 연말까지 홍제천, 세곡천 등 5곳에 수변 명소를 선보인다. 종로구 홍제천 상류는 역사와 자연, 야경이 공존하는 ‘일상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든다. 물길과 홍지문·탕춘대성을 조망할 수 있는 수변 테라스, 문화재 탐방 보행로, 아름다운 야경을 선사하는 조명을 설치한다.

관악구 도림천은 인근 신원시장·순대타운 등 상권과 연계해 ‘공유형 수변 테라스’와 쉼터를 조성한다. 강남구 세곡천에는 상류부터 하류까지 광장·갤러리·테라스를 만들어 만남과 축제, 공연·놀이의 장으로 제공한다.

동작구 도림천은 풍수해 방지용 제방을 활용한다. 미끄럼틀·암벽등반 등을 즐길 수 있는 어린이 놀이터 ‘벚꽃놀이마당’, 청·장년층의 모임·운동 공간인 ‘숨마당’을 설치한다. 서대문구 불광천의 경우 도로와 각종 시설물로 증산역 일대와 단절돼 있다. 이 도로를 재구조화하고 시설물을 옮겨 접근성을 개선하고 커뮤니티 광장, 쉼터를 넣는다.

다른 하천들도 한창 밑그림을 그리거나 완성했다. △동대문구 정릉천 △강동구 고덕천 △은평구 불광천 △송파구 성내천 4곳은 올해 착공을 목표로 기본·실시설계를 하고 있다.

이외에 △성북구 성북천 △은평구 구파발천 △노원구 당현천 △송파구 장지천 △금천구 안양천 △강남구 양재천 △강북구 우이천 △성동구 중랑천 △서초구 여의천 △구로구 안양천 10곳에서는 올해까지 설계를 마무리한다.

성북구 성북천의 경우 기존 분수광장·바람마당·범바위공원·꿈나라어린이공원 4곳에 광장을 설치해 활력거점으로 만든다. 거점과 거점 사이에는 문화·예술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다양한 공연을 올린다.

강남구 양재천에는 수변 테라스 카페인 ‘양재천 커넥션 카페’와 ‘북카페’, 자연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공간을 넣는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 대상지 20곳에는 한 곳당 19억5000만∼3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시는 연말까지 나머지 대상지를 10곳 이상 추가로 선정한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자치구를 대상으로 공모 중이다.

권완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서울형 수변감성도시’와 ‘한강 르네상스 2.0’ 프로젝트를 통해 수변을 중심으로 서울의 도시 매력과 경쟁력이 향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