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례비 강요·협박 조폭식 노조 횡포 더는 좌시해선 안 된다

국토교통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법무부·고용노동부·경찰청 등과 함께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노조의 불법행위 차단을 위해 채용 강요, 전임비 또는 월례비 수취 등을 형법상 강요·협박·공갈죄를 적용해 처벌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 산하 지방 국토관리청에 사법경찰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불법행위를 한 단체나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고, 사업자등록 취소나 개인 면허를 정지할 방침이다. 불법행위 신고 활성화를 위해 최초 신고자에 대해선 신고 포상금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등 거대 노조가 건설현장을 오랜 기간 장악하면서 조폭식 횡포가 관행이 돼버린 현실을 감안하면 늦은 감은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조치다.

국토부가 밝혀낸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무법 행태 사례는 혀를 차게 한다. 200일 특별단속기간 동안 건설현장 불법행위 조사결과 뒷돈 형태로 월례비를 수취한 인원은 총 438명이고, 평균 수취액은 5500만원, 상위 20%(80명)는 평균 9500만원에 달했다. 이런 월례비는 월급 500만∼600만원과는 별도로 건설 하도급사가 지급했다. 월례비를 가장 많이 받은 타워크레인 기사는 1년 동안 총 2억2000만원을 챙겼다고 한다. 매달 1700만원을 월례비로만 받아 간 것이다. 기업 임원도 부럽지 않은 ‘귀족 노조원’이 아닐 수 없다. 다른 형태의 불법행위도 드러났다. 경기지역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선 B건설노조가 자기 조합원 채용 요구를 건설사가 들어주지 않자 차량 40대를 동원해 진입로 주변을 저속주행하는 식으로 레미콘 차량의 현장진입을 막았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노조 입김이 무서워 ‘쉬쉬’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불법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경찰은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400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총 63명을 송치했다. 이 중 20명은 구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건설현장에서는 아직도 기득권 강성 노조가 금품 요구, 공사 방해와 같은 불법행위를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다”며 “불법을 알면서도 방치한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말로만 끝내선 안 될 일이다. 국가의 엄정한 공권력이 살아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지난 정부가 5년 내내 ‘뒷배’가 돼주었으니 노조의 고질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가 없다. 지금과 같이 단호한 기조로 대응해야만 노동개혁도 이뤄진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