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님, 역사 앞에 심판받을 겁니다.”(국민의힘 임이자 의원)
전해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21일 오전 11시쯤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가결을 위해 거수 표결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을 퇴장했다. 전 위원장은 아랑곳 않고 표결을 진행했다. 결국 노란봉투법은 찬성 9명·반대 0명으로 사실상 야당 주도로 단독 처리됐다.
노란봉투법은 간접고용 노동자 교섭권 보장과 쟁의행위 탄압 목적의 손해배상·가압류 금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안건조정위 가결 직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 비공개 방침에 반발해 퇴장했다. 당시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그간 소위는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관례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노란봉투법 내용 자체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법 개정이 노사 갈등을 심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임이자 의원은 “현재 법만으로도 노동 3권 다 보장된다”며 “(노란봉투법으로) 전투적 노사관계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어느 나라가 우리나라 들어와서 투자하겠나. 외국자본이 안 들어오고 국내자본이 나가면 민노총·한노총이 아니라 3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1000만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환노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체회의 산회 이후 낸 성명에서도 “(노란봉투법은) 파업만능주의를 부추기고 불법을 합법파업으로 둔갑시키는 것”이라며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 원칙을 훼손해 가해자 불법을 오히려 법으로 보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런 의견에 대해 노란봉투법의 본래 취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윤건영 의원은 “노동자 한 사람에게 (기업이) 수백억원의 손배소를 하는 게 사리에 맞는가가 이 법안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의원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피눈물 나는 파업 투쟁을 보고 난 뒤 (하청노동자에게도) 교섭할 권리, 단체행동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사회적 깨달음에서 이 법안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환노위 문턱을 넘은 노란봉투법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장기간 계류될 경우 본회의 직회부 수순을 밟는다는 방침이다.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다. 법사위가 특정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마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원회가 표결로 본회의에 직회부할 수 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법사위가 또 심사를 의도적으로 지연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조속한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