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통위… 3.5%까지 오른 기준금리 또 인상?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예상대로 이날 기준금리가 3.50%로 유지되면, 연속 인상 기록은 일곱 차례(지난해 4·5·7·8·10·11월, 지난 1월)로 마감된다. 2021년 8월 이후 지난달까지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만약 금리가 오르면 사상 첫 여덟 차례 연속 인상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

시장과 전문가들이 동결을 점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불안한 경기 상황이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심지어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335억4900만달러)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적어 이 추세대로라면 이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전년 동월 대비) 행진이 우려된다. 수출 감소,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90.2) 역시 1월(90.7)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 결정에 앞서 “국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부동산 시장 경착륙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도 우려된다”며 “따라서 금통위원들도 추가 금리 인상이 물가를 낮추는 효과보다 경기와 금융시장을 해치는 부작용을 더 걱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금통위가 동결을 결정한다고 해도 이번 인상기가 최종금리 3.50%로 끝났다고 명료하게 밝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이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3월과 5월 최소 두 차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큰 만큼, 금통위나 이창용 총재도 어떤 형태로든 추가 인상 여지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1.25%포인트(한국 3.50%·미국 4.50∼4.75%)로 유지된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다수 전문가는 한은이 수출 감소와 내수 둔화 등을 고려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1.5∼1.6%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1.7%(2022년 11월 전망치)보다 0.1∼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