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SM, 3월 주총 앞두고 의결권 수거… 소송전 예고도

하이브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현 경영진이 내달 31일 있을 정기주주총회의 표대결을 위해 소액주주 의결권 수거에 돌입했다.

 

SM의 1대 주주인 하이브는 24일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이번 두 가지 선임 안건은 한국ESG기준원의 ESG모범규준 상의 권고사항들을 반영한 정관 변경 건과 전문성 및 독립성·청렴성을 갖춘 새로운 경영을 위한 이사 및 감사 선임 건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왼쪽),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 사옥. 연합뉴스

SM의 지분 약 14.8%을 보유한 하이브는 “SM은 한국 엔터 산업의 선구자이자 글로벌 한류 열풍을 선도해 온 기업으로서, 이제는 세계 3대 메이저 음악 회사와 견줄 수 있는 글로벌 엔터 기업으로 도약할 매우 중요한 때”라며 “이를 위해서는 모범적 지배구조 실현 및 전문성 및 독립성·청렴성을 갖춘 경영진 구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 문제로 지적돼 왔던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 라이크 기획과의 계약을 스스로 체결, 승인하고 집행한 사실에 비춰 볼 때 현 SM 경영진은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과정이나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위법 논란을 야기하는 등 준법의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SM이 주축이 돼 내세운 이사진이 아닌 하이브 추천 이사진에게 의결권을 위임해 줄것을 권유했다. SM 역시 의결권 수거를 위한 여론전과 방법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SM의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지분이 30%가량 필요하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남은 지분(3.65%) 등을 합쳐도 현재 확보한 지분율이 18%에 그친다. 국민연금공단(8.96%), KB자산운용(5.12%), 컴투스(4.20%) 등 캐스팅보터들인 기관투자사들의 움직임과 소액주주 표심 확보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지난 14일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마치고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이브는 이날 SM엔터테인먼트·카카오의 사업협력계약과 관련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이날 하이브는 SM과 카카오 간에 체결된 전환사채인수계약이 주주 이익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본 계약 체결 시 별도로 체결된 전환사채인수계약서에는 SM이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을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에 우선적으로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조항대로라면 카카오·카카오엔터는 SM의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우선권을 활용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고, 나머지 주주는 지분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하이브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