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을 다섯 바퀴나 돌았는데 차 세울 자리가 없네요.”
26일 오전 10시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주차장에서 만난 김모(45)씨는 탑승 수속을 해야 하는데 주차공간을 찾지 못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인천공항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기피하는 데다 주차요금 감면 차량이 늘어나면서 공항 주차난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최근 하루 평균 공항 이용객이 14만명대로 늘어나는 등 여객수요가 회복되면서 5만여대의 차량을 수용하는 인천공항 제1, 2터미널 주차장이 빈 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이용객이 대폭 늘어난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해 취항 항공사가 64개에 이르는 제1터미널은 여행객들이 주차전쟁을 치르고 있다. 7개 항공사가 이용하는 제2터미널은 그나마 주차공간 찾기가 쉬운 편이다.
여기에 공항버스 운항 편수의 더딘 회복도 주차난 가중에 한몫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에서 운항하는 공항버스의 편수 회복률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경우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공항버스 회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노선 정상화를 요청했지만, 노선만 늘리고 편수는 적자운영을 이유로 그대로 둬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인천공항 주차난이 커지자 사설 주차대행업이 성행하고 있다. 일부 주차대행업체는 공항 인근에 차량 10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공항의 장기주차장 이용료에 수수료(2만원)를 더 받고 운영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여름휴가 성수기로 갈수록 여객수요가 집중되면서 공항 주차장 이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무진버스 요금보다 싼 공항 주차장 요금의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