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성능은 ‘업’… 국내 업체들, 챗GPT 추격전

이동통신 전시회 ‘MWC’ 출격

SKT, 저전력·고성능 반도체 강조
KT, AI 모델 ‘믿음’ 기술력 과시

챗GPT 등장 이후 국내 기업들도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AI반도체 개발 등을 통해 사이즈는 줄이면서 동급 이상의 성능을 갖춘 솔루션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사용자 스마트폰에 챗GPT가 실행된 모습. AP뉴시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상무)은 27일(현지시간)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챗GPT와 KT의 초거대 AI 모델 ‘믿음’의 차이에 대해 “KT의 모델이 훨씬 작아 16분의 1 사이즈로도 동급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믿음은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협업 융합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적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 의도를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 ‘디지코 전략’ 이미지 형상화 27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KT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KT의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을 이미지로 형상화한 영상을 보고 있다. 바르셀로나=뉴스1

KT는 이를 위해 리벨리온(AI반도체 설계), 모레(AI 인프라 솔루션)와 손잡고 인프라에서부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까지 갖추는 풀스택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5월 새로운 반도체 칩 공개를 앞두고 있다. 모레도 자사 소프트웨어가 챗GPT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는 엔비디아의 대규모 언어 모델 플랫폼보다 훨씬 가볍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과 ‘AI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는 AI반도체 기업 사피온도 MWC에서 ‘저전력·고성능’을 강조했다. 사피온 측은 “사피온 X220은 엔비디아 GPU 대비 전력 소비는 40%가량이고 성능은 1.6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반도체인 X330은 X220 대비 4배 이상 성능이 향상된다”며 “챗GPT 같은 거대 모델 처리에서 높은 효율과 성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SKT ‘인포테인먼트 로봇’ 박정호 SK 부회장이 27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SK텔레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은 자율주행을 하면서 정보, 동영상 등을 송출하는 인포테인먼트 로봇이다. 바르셀로나=뉴스1

7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는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함께 초대규모 AI 서비스에 특화한 AI반도체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곽용재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날 “삼성전자와 함께 LLM(대규모 언어 모델)의 연산과 학습, 추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면서도, 기존 GPU의 10분의 1 크기의 모델 사이즈, 4배 이상의 전력 효율성을 갖춰 경량화한 AI반도체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전시장 인산인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첫날인 27일(현지시간)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 전시장들을 둘러보고 있다. 올해 MWC는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오늘의 속도’를 주제로 나흘간 열린다.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카카오는 챗GPT와 유사한 한국어 특화 AI 모델 ‘Ko챗GPT’를 준비 중이다. 역시 ‘효율성’을 강점으로 꼽았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경쟁 AI 모델 대비 작은 규모의 파라미터(매개 변수)를 활용하지만 퍼포먼스 면에서 뒤지지 않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