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만덕동과 해운대구를 지하로 연결하는 지하 60m 깊이의 ‘대심도’ 공사 현장에서 지반 침하로 다량의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0시40분쯤 부산 동래구 온천동 만덕2터널 동래방향 출구에서 800m 지점 지하 대심도 공사현장에서 약 10m의 터널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25t 트럭 40대 분량(750㎥)의 흙과 호박돌(규모가 큰 돌덩이)이 쏟아져 내렸다.
사고 현장은 L건설이 시공하는 구간으로, 지난 24일 오후 8시30분 처음 사고 조짐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 공사장에서 간헐적으로 토석이 흘러내리자 작업자들이 서둘러 보강작업을 시도했으나, 토석 붕괴량이 증가하고 파단음이 발생하는 등 전조증상이 계속 발생하자 서둘러 작업자와 장비 등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사 붕괴 사고가 발생한 공사현장은 부산도시철도 3호선이 지나고, 주변에 아파트와 주택이 밀집한 곳으로,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다. 토사가 붕괴된 사고지점과 도시철도 3호선과의 거리는 사선으로 약 32m 정도 거리로, 도시철도 노선 바로 아래 위치한다.
부산시는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난 뒤에야 부랴부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사고사실을 알려 사고 자체를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다행히 사고가 발생한 지상에서는 아직까지 지반침하나 균열과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사고 구간을 지나는 부산도시철도 3호선 열차운행을 전날 오후 5시부터 만덕역~미남역 구간 양방향 시속 25km로 속도로 서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사고가 발생한 지상 구간 아파트와 주택 거주 주민에 대한 대피령은 아직까지 발령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전날 오전 9시 토목학회 119토목구조대의 현장검증과 자문을 통해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시는 먼저 토사가 붕괴된 사고 현장에 소구경 파이프를 대구경으로 교체하고, 3단 광관다발로 추가 보강을 추진했다. 또 내시경을 통해 토사가 무너진 동공의 위치를 파악한 뒤, 지상에 구멍을 뚫어 쏟아진 흙의 양만큼 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