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대형 가마솥 앞으로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섰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에는 은색 스테인리스 그릇이 들려있었다. 매일 2000명분의 쌀밥을 짓는 가마솥 주위로 구수한 냄새가 피어올랐고, 사람들은 곧바로 윤이 나는 하얀 밥에 고추장과 나물을 섞어 군침 도는 표정으로 숟가락질했다. 지난해 10월 경기 이천시 모가면 농업테마공원에서 열린 ‘쌀문화축제’는 다양한 화제를 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4년 만에 재개된 행사에선 시민들이 힘을 합쳐 100m 넘는 대형 가래떡을 만들고 모내기와 짚풀공예, 탈곡체험을 하며 옛 농경문화에 흠뻑 빠져들었다.
경기도는 최근 지역축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천쌀문화축제’와 ‘화성 뱃놀이축제’ 등 23개 행사를 우수 지역축제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선정된 축제는 △이천 도자기축제 △화성 정조효문화제 △안양 우선멈춤축제 △부천 국제만화축제 △광명동굴 대한민국와인페스티벌 △군포 철쭉축제 △여주 도자기 축제 △고양 행주문화제 △남양주 다산정약용문화제 △남양주 광릉숲축제 △안산 김홍도축제 △시흥 월곶포구축제 △김포 아라마린페스티벌 △파주 헤이리판페스티벌 △파주 장단콩축제 △의정부 블랙뮤직페스티벌 △의정부 부대찌개축제 △양주 회암사지왕실축제 △포천 명성산억새꽃축제 △동두천 락페스티벌 △가평 자라섬봄꽃축제 등이다.
3∼4년 만에 재개된 축제들은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도는 선정된 축제들에 등급을 매겨 5000만원부터 1억원까지 도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지역축제심의위에선 시·군이 신청한 35개 축제 가운데 지역경제 활성화와 참여도, 지속 가능성, 안전관리 등을 기준으로 우수 축제를 가려냈다. 지역색과 특산물, 차별화된 콘텐츠가 어우러진 축제들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전곡항에서 3년 만에 재개된 화성뱃놀이축제는 처음으로 해상 케이블카와 마리나를 연계한 체험과 공연을 선보였다. 사흘간 8만7000여명의 관광객을 모으며 45억원 넘는 경제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진행된 부천 국제만화축제의 경우 작가와 업계종사자, 독자, 시민 등이 어우러져 전시와 공연, 강연, 코스프레, 취업을 넘나드는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었다.
안양시의 우선멈춤축제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서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온라인에서만 누적 방문 수 83만여회를 기록했다. 이천 도자기축제는 7개 마을 도예인을 중심으로 전시와 체험을 제공했고, 시흥 월곶포구축제는 어선 승선, 맨손 고기잡이, 새우젓 담그기 등의 체험으로 바다와 도시가 어우러진 지역 특색을 반영했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올해에도 현장 자문과 홍보를 지원하고, 우수사례 공유와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해 경쟁력 강화를 도울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지역 축제들이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안전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