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 후보와 상대 주자들 사이 격차가 벌어지면서, 김 후보가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공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달 25∼27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538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가 당대표에 적합하다고 답한 비율이 47.1%로 나타났다. 이어 안철수 후보 22.6%, 천하람 후보 16.4%, 황교안 후보 9.9% 순이었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은 김 후보가 59.2%로 절반을 훌쩍 넘겼고,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김 후보는 안·천·황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해당 조사의 응답률은 1.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3%포인트다.
상대 후보들이 공격하고 있는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의혹’에도 김 후보가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전날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 이어 이날도 지역 일정을 이어가며 ‘보수 텃밭’인 TK 표심 결집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당원이 다음 대표가 김기현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하고 있다. 매우 가파른 속도로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 현장에서 확인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4∼7일 온라인·ARS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결선투표 없이 오는 8일 당선된다.
안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현재 판세는 2강(김·안)”이라면서 “결선투표를 가게 되면 천·황 후보 지지자들이 저를 선택하는 것이 총선에서 이기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하실 것”이라고 했다.
천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천·김 결선은 200% 확신한다”며 “(결선에 가면) 안 후보가 제게 레드카펫을 깔아주실 거다. 김 후보는 45%쯤 받고 2등 하실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BBS 라디오에 나와 ‘다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제가 결선에 못 들어갈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제가 (당대표) 하는데 누구를 돕겠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지역 한 국민의힘 시당원협의회에서 책임당원 명부가 김 후보에게 투표해달라는 문자를 보내는 데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국민의힘 시당협 당원들에게 최근 ‘윤석열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해 김기현을 선택해달라’는 내용의 문자가 전달됐다. 문자는 해당 당협에서 기획국장을 맡은 당원 명의로 보내졌다.
문제는 온라인 입당 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아 공식적인 당원 명부가 아니고는 연락처를 알기 어려운 당원들도 문자 수신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당원 명부는 일반 당원들이 열람하거나 공유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명부를 보고 선거에서 특정인을 찍어달라는 연락은 할 수 없다. 당원 명부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이를 교부하거나 누군가와 공유하는 자체가 법적으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당협위원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위원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투표 독려 문자 명의 제공자이자 당원 명부를 당원들에게 제공한 의혹을 받는 당협 기획국장 A씨에 대해 “상근직이 아니고 지난해 지방선거 출마를 했던 사람”이라며 “저는 (전당대회 관련) 문자를 보낸 적도 문자를 보내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