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확 풀렸지만… 3월 분양시장 ‘꽃샘추위’

3월 전국 2만543가구 분양 예정
공급량 증가 관측 달리 소폭 감소
휘경자이 디센시아·영등포자이 등
수도권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예고
전문가 “적정 분양가·호재 따라 희비”

이달 전국에서 아파트 2만여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 성수기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맞물려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것과 달리 분양시장은 차분한 모양새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2만543가구(임대 제외)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분양실적(2만1341가구)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이지만, 통상 예정 물량이 실제 공급 물량을 훨씬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보다는 저조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수도권 분양 물량은 총 1만2099가구로 전년 동기(1만2883가구) 대비 소폭 감소했다. 경기가 1만449가구에서 6129가구, 인천이 2096가구에서 1854가구로 줄었지만 서울에서는 분양 규모가 338가구에서 4116가구로 대폭 늘었다.



수도권에서는 특히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다수 분양을 앞두고 있다. GS건설은 이달 동대문구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휘경자이 디센시아’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4개 동의 1806가구로 조성된다.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 환승역인 회기역, 1호선 외대앞역과 가까운 더블 역세권인 데다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GS건설은 영등포구 양평동 양평12구역 재개발로 들어서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도 분양한다. 오는 6일부터 입주자를 모집하는데, 정부의 1·3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서 분양하는 첫 번째 단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 평택시 화양지구 5블록 일원에 지하 2층∼지상 31층, 14개 동, 1571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평택화양’을 분양한다. 38번 국도와 근접한 화양지구 첫 자리에 위치해 있고, KTX 안중역(예정)을 통하면 서울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방에서는 분양 단지 수가 예년보다 대폭 줄었음에도 전년 동기(8458가구)와 비슷한 8444가구 물량이 공급된다. 부산에서 3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가 들어서는 영향이다. 우암2구역 재개발로 건설되는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34층, 29개 동, 총 3048가구 규모로 조합원분을 뺀 일반분양 물량만 해도 2033가구에 달한다.

본격적인 성수기에 돌입한 이달 분양 성적은, 올 한 해 분양시장 전체를 판가름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대책으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곳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는 등 규제 완화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과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가파른 분양가 상승세가 더해져 시장 분위기가 회복되긴 어렵다는 비관론이 시장에 혼재하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753만원으로, 지난해 전체 평균 1522만원보다 231만원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3월 분양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분양을 앞둔 1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들이 분위기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양극화한 청약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주변 시세 대비 적정한 분양가 책정 여부와 지역 내 교통 혹은 개발 호재 여부에 따라 단지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