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강탈도 당했다" 지입제 대체 뭐길래…피해 사례만 253건

국토부, 화물차 업계 지입제 피해 집중신고 받아
2월20일∼3월3일까지 일 평균 21건씩 253건 접수

화물차주 A씨는 운송사업자에게 번호판 보증금으로 약 300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끝나자, 운송사업자는 “그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화물차주 B씨는 자신과 계약을 해지하려는 운송사업자가 자신 몰래 차량의 번호판을 절단해가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번호판을 다시 교부해달라고 하자, 운송사업자는 “알아서 하라”며 응하지 않아 약 100일간 운행을 하지 못했다.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 연합뉴스

화물차주 C씨는 “운송사업자가 번호판을 강탈한 후 사무실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고, 이후 각서에 지장을 찍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에는 ‘번호판 장사’라는 비판을 받아온 화물차 업계의 지입제에 칼을 빼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지입제 피해 집중신고 기간’에 하루 평균 21건씩 모두 253건(2월20일∼3월3일)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6일 밝혔다.

 

지입제는 화물차가 영업을 하기 위해 운송회사로부터 영업용 번호판을 빌려 쓰는 제도다. 운송회사가 번호판을 대여해줄 때 권리금으로 수천만원을 받고, 일감을 소개해주는 명목으로 월 수십만원의 지입료를 요구하는 식이다.

 

가장 많이 접수된 피해 사례는 운송사업자가 번호판 사용료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A씨의 사례처럼 사용료를 돌려주지 않은 경우로 44%(111건)를 차지했다.

 

화물차를 대폐차하는 과정에서 동의 비용으로 운송사들이 도장값을 받은 사례가 6%(16건), 자동차등록원부에 화물차 기사의 현물출자를 기재하지 않은 사례는 4%(11건)를 차지했다.

사진=뉴시스

B씨가 당한 것처럼 계약갱신권을 가진 화물차 기사와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차량 번호판을 오려내거나 탈취한 사례도 접수됐다. 한 운송사업자에 대해선 번호판 사용료 등 각종 비용을 자녀 계좌로 송금받고, 화물차주가 받아야 하는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운송사 간부를 통해 수취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국토부는 화물차주의 번호판을 강탈하고 각서에 지장을 찍도록 종용한 위법 사례도 접수됨에 따라 국세청·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 또는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접수된 신고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자체와 함께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사업정지·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다.

 

운송사업자의 소명을 듣고, 신고자의 증빙자료와 운송사 장부를 대조해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한 뒤, 사업정지·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다.

 

강주엽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지입제로 인한 폐단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추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이 국회에서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