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vs 하이브 1조원대 ‘쩐의 전쟁’ 시작 [한강로 경제브리핑]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 매수한다. 이를 위해 투입하는 자본만 최대 1조2500억원 규모다. 하이브는 이미 SM 지분 19.43%(풋 옵션 포함)를 주당 12만원에 확보하면서 약 5500억원을 투입했다. 하이브가 카카오에 맞서 15만원 위로 공개 매수에 나서면 1조원이 훌쩍 넘는 자본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M 지분을 둘러싸고 양측의 수조원대 ‘쩐(錢)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아울러 세계일보는 8일자 지면에서 우리 국민의 실질적 구매력을 나타내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가 20년 만에 대만에 추월당한 소식을 다루었다. 지난해 무역경제범죄 규모는 8조원을 넘어서면서 전년과 비교해 2배 규모로 늘었다.

 

◆ SM 인수전 본격 뛰어든 카카오…“최대주주 지위 확보 불가피” 

 

SM은 7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날부터 26일까지 SM 주식 833만3641주(발행주식의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밝혔다. 목표 성공 시 카카오의 필요 자금은 1조25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에서 1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SM 인수를 위한 총알을 장전했다.

 

카카오는 하이브가 SM 공개매수에 나섰던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SM 주식 116만7400주(지분 4.91%)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보유한 SM 지분(풋옵션 포함 19.43%)과 격차는 14.52%가 됐다.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SM 지분 39.9%를 확보하게 되면서 하이브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카카오가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에도 공격적인 지분 매수에 나선 것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진출하기 위해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SM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 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SM과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공개매수 이유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IT(정보기술)업계 경쟁자인 네이버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SM을 놓칠 수 없다고 분석한다. 하이브는 2021년 네이버의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인수하고, 지난해 7월 자사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인 ‘위버스 라이브’를 도입하는 등 협업해왔다. SM의 팬 커뮤니티 ‘버블’이 2위다. SM이 하이브에 인수될 경우 카카오는 팬 커뮤니티 분야에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서정민갑 대중문화 평론가는 “카카오는 콘텐츠 제작, 유통, 플랫폼 운영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향후 SM의 사업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이번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오는 31일 SM 주주총회에서 약 60%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유리하게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하이브에 주도권을 빼앗겨도 이후 임시주총을 소집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하이브도 이에 맞서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이브의 2022년 9월 말 가용현금 1조1000억원과 4분기 신규차입금 3200억원 등을 고려하면 내부자금으로 동원할 자금은 1조원 후반대로 추가 외부자금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 관계자는 “추가 대응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이브가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공개매수 기간 중 SM 주식 대량매집 조사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M 주가는 전날 대비 15.07% 올라 공개매수가 근처인 14만9700원까지 급등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M 주식이 15만원이라는 것은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에 달한다는 것”이라며 “엔터 업계에서 PER가 40배에 진입한 것은 2년 전 하이브 이후 SM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공개 매수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만큼 신규 매수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도심에서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1인 국민소득, 20년 만에 대만에 추월 당해

 

우리 국민의 실질적 구매력을 나타내는 1인당 국민총소득이 2020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20년 만에 대만에도 추월당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원화 기준 GNI는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661달러로 2021년(3만5373달러)보다 7.7% 감소했다.

 

GNI는 2021년 3만5000달러를 돌파한 지 1년 만에 2020년(3만2004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급격한 원화가치 절하로 1인당 GNI도 뒷걸음쳤다. 경제성장과 물가 상승이 1인당 GNI를 전년 대비 각각 896달러와 437달러 늘렸으나, 환율 요인이 4207달러를 깎아내렸다. 원화 기준 지난해 GNI는 4220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국민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물가를 반영한 성장률인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원·달러 환율 등의 교역조건을 반영한 뒤 인구로 나눠 계산한다. 달러화로 환산돼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2.9%나 뛰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8.1% 줄어 달러 기준 1인당 명목 GNI도 감소했다”며 “원화 기준 명목 GDP(2150조6000억원)는 3.8%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02년 이후 20년 만에 대만에 뒤처졌다. 대만 통계청 자체 자료에 따르면 대만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로 한국을 웃돌았다. 2003년부터 2021년까지는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대만보다 높았지만 역전당한 것이다. 지난해 대만달러 가치 하락폭이 6.8%로 원화보다 작았던 점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GNI 4만달러’ 목표 달성 가능성은 낙관적으로 봤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향후 2∼3년간 연평균 실질 GDP가 2% 내외 성장하고 원·달러 환율이 과거 10년 평균(1145원)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성장과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4만달러는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된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2.6%로 집계됐다. 4분기 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해 변화가 없었다.

 

◆ 무역경제범죄 8조원…가상자산 환치기 급증

 

해외 가상자산 구매 관련 5조원대 불법 환치기 사건이 적발되는 등 관세당국이 지난해 단속한 무역경제범죄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여행자 캐리어 내부 바닥에 필로폰 10㎏을 넣어 밀수한 사건이 적발되는 등 각종 위해물품의 국내 반입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관세청은 올해를 ‘마약과의 전쟁’ 원년으로 삼고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관세청은 지난해 무역경제범죄 1983건을 적발(8조2348억원 규모)했다고 밝혔다. 단속 건수는 2021년 대비 4% 감소했지만 5조6000억원 규모의 불법 외환송금 사건 등 대형사건의 검거 영향으로 적발금액은 154% 증가했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무역경제범죄는 관세청이 관할하는 관세법, 외환거래법, 대외무역법, 마약관리법 등 21개 법 위반 범죄를 말한다.

 

분야별로는 가상자산 관련 환치기 등 외환사범이 6조3346억원으로 집계돼 규모가 가장 컸다. 2021년 대비 369% 급증한 것이다. 이어 관세포탈과 밀수입 등 관세사범이 7879억원, 위조 시계 등 지적재산권 침해가 5639억원, 국산둔갑 원산지허위표시 등 대외무역사범이 4670억원, 마약밀수가 6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A사 등은 특정 물품을 수입하는 것처럼 꾸며 해외로 송금한 뒤 실제로는 가상자산을 구매했다.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의 시세가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것이다. 이런 가상자산을 활용한 환치기 범죄는 5조6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외환사범 단속(금액 기준) 규모의 약 88%가 가상자산 투기 목적의 불법 외환거래였던 셈이다.

 

이 밖에 마약사건 중에는 한 여행자가 아프리카 국제 마약 조직원들에게서 필로폰 10㎏을 받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관세청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등과 공조해 유아용 이유식으로 위장한 케타민 6.3㎏도 적발했다고 밝혔다.

 

비공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중국산 위조 명품시계 및 잡화류를 밀수해 판매한 조직(2000억원 규모)도 검거됐다.

 

관세청은 올해 마약 불법·식의약품 등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물품을 통관 과정에서 원천봉쇄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약 단속인력을 기존 47명에서 126명으로 보강하는 한편 라만분광기 등 고성능 첨단장비도 확충한다. 밀수신고 포상금도 1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무역거래를 가장한 불법외환송금 근절을 위한 ‘불법 외환유출 모니터링 시스템’도 지난 1월 구축해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