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하청 채용 때 年 1200만원… 숙련퇴직자 재취업도 지원 [‘산업계 구인난’ 해소방안 발표]

정부 ‘상생패키지’ 뜯어보니

원·하청 간 임금·복지격차 완화 초점
신입 대상 희망공제 연령제한 폐지
협력업체 직업 훈련비도 50% 지원
최대 3000만원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
이중구조 개선… 노동개혁 모델 구축

정부가 8일 발표한 ‘조선업 상생 패키지 지원사업’에는 신규채용을 하는 조선업 하청업체에 연 1200만원을 지원하고, 연 600만원 상당 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대책들이 담겼다. 이처럼 정부가 조선업 구인난 해소에 적극 나서는 것은 최근 수주 증가로 되살아나는 조선업의 불씨가 자칫 구인난으로 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상생협약을 통한 조선업의 이중구조 개선을 윤석열정부 노동개혁의 모델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조선업 상생 패키지 지원사업’을 보고했다. △원·하청 간 임금 및 복지 격차 완화 △숙련인력 양성 지원 △협력업체 채용 활성화 지원 △안전한 작업장 구축 등이 골자다.

고용부에 따르면 조선업은 최근 수주가 증가하는 호재 속에 극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미충원율은 34%에 달해 수주를 하고도 웃지 못하는 실정이다. 구인난 해소를 위해서는 임금 인상 등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업계 특성상 당장의 임금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고용부는 조선업이 과도기 상황에서 경쟁력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먼저 지난해 시범 운영한 신규 입직자 대상 ‘조선업 희망공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근로자가 1년간 600만원을 모을 수 있는데, 45세 이하로 제한했던 연령 요건을 폐지하고 대상 지역도 부산과 군산 등으로 넓혔다. 협력업체 재직근로자에게도 한시적으로 허용해 근속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협력업체가 적극적인 채용에 나설 수 있도록 ‘조선업 일자리 도약 장려금’도 신설한다. 만 35∼49세 근로자를 신규채용하고 임금을 최저임금의 120% 이상으로 지급할 경우, 해당 기업에 월 100만원씩 12개월간 채용장려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실질적인 임금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고용부 설명이다. 동시에 생산직 정년퇴직자의 재취업을 위한 ‘숙련 퇴직자 재취업 지원금’도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원할 방침이다.

韓총리, 직업훈련학교 방문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직업훈련 현장 및 직업훈련 규제혁신방안 등을 점검하기 위해 대전 현대직업전문학교를 방문, 훈련 과정 등을 살펴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장기적으로 조선업의 숙련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사업도 벌인다. 협력업체가 근로자에게 ‘장기 유급휴가 훈련’을 4주 이상 제공할 경우 훈련비의 50%를 지원한다. 또 조선업 밀집 지역 주변의 폴리텍 캠퍼스 7개소를 통한 수준별 훈련과정도 제공하기로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저탄소·친환경 선박 관련 직무훈련을 제공하는 ‘조선업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도 추가로 선정하고, 훈련 대상도 늘린다. 지역의 청년이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훈련수당도 100만원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현장의 안전을 위한 스마트 안전장비 마련과 유해·위험시설 개선 등의 비용도 최대 3000만원 보조한다. 노사 스스로 유해·위험요인을 찾아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위험성 평가를 할 때 ‘안전보건 패키지’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용·산재보험료 납부유예 조치를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하고, 체납보험료 분납계획을 마련해 이행하는 사업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에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을 개정한다. 이외에도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 중 5000명을 우선 배치하고 ‘조선업 전용 외국인력 쿼터’를 한시적으로 만들어 구인난을 일부 메울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긴 불황기를 힘겹게 버틴 하청 근로자에게 임금 인상 등을 통해 적절히 보상과 배려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조선업 상생협력 모델이 다른 업종으로 빠르게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