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역전세난이 지속되며 전셋값이 상당 부분 내려가자, 다시 전세를 택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은 1만1272건으로 지난해 8월(1만1403건) 이후 가장 많았다. 아직 2월 신고기간(계약일 이후 30일 이내) 2주 이상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거래량은 1만3000건 안팎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57.7%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11월 53.2%, 12월 49.5%로 떨어졌다가 올해 1월 56.5%, 지난달에는 57.9%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서울에서 전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최근 전셋값이 꾸준히 내려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84㎡)의 경우 지난해 5월 10억원까지 올라갔던 전셋값이 올해 3월부터 하락해 지난달에는 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반면 월세 부담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액은 62만원으로 2년 전 평균 월세(52만원) 대비 24.9%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액도 85만원에서 92만원으로 8.1%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이사 성수기가 되기도 했고, 고금리로 월세 쪽에 과하게 치중됐던 수요가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개선되며 전세로 넘어왔다”면서 “전세 급매물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많이 하락한 것도 거래량을 회복시킨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