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재에서 불씨… 주말 전국서 잇단 산불

경남 하동·광주 운암산 등
대기 건조·강풍으로 큰피해

지난주 이어진 대기 건조에 강풍이 겹치면서 주말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랐다. 지난 11일 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에서 난 산불은 22시간여 만에 주불이 잡혔고, 광주 북구 운암산 산불은 7시간30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12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서 난 산불이 22시간40분 만인 이날 낮 12시쯤 주불이 잡혔다. 이 과정에서 전날 야간 진화 작업에 투입 중이던 60대 산불진화대원이 심정지 증세로 쓰러져 숨졌다.

지난 11일 산불진화대원들이 경남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다 갑자기 되살아난 산불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산림당국은 피해면적을 91㏊로 추정했다. 당국은 화목 보일러에서 버려진 재에서 불이 옮겨붙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진화 작업에는 산불진화헬기 4대, 산불진화장비 52대,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등 1229명이 투입됐다. 불길을 잡는 데는 이날 오전 11시쯤 내린 비가 도움이 됐다. 이날 오전 3시56분에는 하동군 옥종면에서 산불이 나 오전 5시37분 잡혔다.

 

아파트단지 밀집 지역인 광주 북구 운암산에서도 전날 오후 3시51분 산불이 발생했다. 불은 임야 4㏊를 태우고 7시간30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인근 밭에서 태우던 쓰레기에서 불씨가 번져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10시51분 경남 양산시 원동면 국유림에서도 산불이 나 9시간 만에 잡혔다. 이 산불 현장과 1.8㎞ 떨어진 한 펜션에서는 3시간여 전인 오후 7시24분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산림당국은 펜션 화재 불씨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 국유림에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 외에도 11일 오후 2시35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앞산에서 불이 나 1시간30분 만에 큰 불길이 꺼졌고, 비슷한 시각 전북 남원시 송동면 야산에서 불이 나 2시간여 만에 주불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