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집권 1년 차를 뒷받침하고 내년 총선 공천을 관장할 국민의힘 ‘김기현호’(號)는 한마디로 ‘윤석열 대통령 친정 체제’로 요약된다. 김기현 대표는 13일 실권을 가진 당 요직에 친윤(친윤석열)계를 대거 임명했다.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 징계로 시작된 당정일체를 향한 여권 내 움직임이 김기현 체제 구축으로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진용을 갖춘 김 대표는 이날 민생 이슈를 적극적으로 띄우며 대야 공세에 고삐를 쥐었다. 윤 대통령 및 신임 지도부와 함께 만찬을 갖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회동하며 당정관계도 단단히 다졌다. 당권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을 만나는 것으로 비주류를 끌어안는 모습도 연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주요 당직 인선안을 발표했다. 첫 당직 인선안은 김 대표의 당 운영기조와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로 꼽혀왔다. 당직에 임명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김 대표가 당을 ‘친윤 직할’로 이끌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다.
김 대표는 또 이날 당권을 두고 경쟁했던 안 의원과 만나 ‘원팀’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김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한 식구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자산을 가진 안 의원을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안 의원은 “당내 경선이니까요”라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안 의원에게 당에 신설할 과학기술 관련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제안했으나, 안 의원은 이를 고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4일에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 회동을 하며 당정일체의 기틀도 다졌다. 김 대표는 만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정기적 회동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과 만찬에서 어떤 것을 중점 건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대표는 “일단 당·정부·대통령실 사이의 소통 채널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는 말씀을 드릴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과 당대표 사이의 정기적인 회동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건의 말씀을 드릴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정·대 사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채널을 구체화했으면 좋겠다, 당·정·대 협상이 좀 더 강화되고 실질화할 수 있는 채널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