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형식 경고까지…“친일파 되련다” 김영환 지사, 제천 방문 취소

시민단체 연합 항의집회 예고에 방문계획 잠정 연기
“반어·역설적 표현” 반박한 김 지사,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 고발 예정
김영환 충북지사.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배상안을 옹호하려다 “나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인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시민단체의 반발에 제천 방문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지난 13일 전해졌다.

 

이날 충북도와 제천시 등에 따르면, 김 지사는 제천시청 방문을 시작으로 올해 도내 11개 시·군을 순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밤 9시 제천시는 김 지사의 도정보고회가 무기한 연기(잠정 취소)됐다고 밝혔다.

 

앞서 제천 지역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과 광복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김 지사의 방문에 맞불을 놓는 항의집회를 계획했다. 특히 김 지사를 태운 차량이 지나는 시청 진입로를 봉쇄하고, ‘화형식’까지 예고했다.

 

김 지사 측은 이런 분위기 속 ‘지역 방문 취지가 퇴색된다’라는 이유로 계획을 잠정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환 지사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김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라는 제목의 영상·글에서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고도 이기는 길을 가고 있다.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구걸하지 마라. 그것은 구원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그들의 선택”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박진 장관의 애국심에 경의를 표한다. 왜 이리 이 나라에는 애국자들이 많은가. 내 마음이 훈훈하다”고도 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그는 11일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문맥은 보지 않고 ‘차라리 친일파가 되겠습니다’라는 한 문장을 따로 떼어 논점을 흐리고 저를 친일파로 만들어 버리는 분들께 이의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힌 논점 절취의 오류고 제 글과 인격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 지사는 같은 날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을 통해 “도민 164만명을 대표하는 도지사를 친일파로 낙인찍고 반복적으로 매도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도지사직을 수행하는 일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임호선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김 지사는 수차례나 각종 언론을 통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친일파)이 ‘반어법’에 따른 것임을 밝혔고 발표된 글을 자세히 읽어보면 국어를 배운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지속해서 사실 왜곡과 폄훼를 시도해 정상적인 도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거듭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