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찾아내는 것이 과학적 의무이자 도덕적 의무”라며 코로나19 기원 규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규정된 지 3년째가 되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작성된 글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밤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의 기원을 이해하고 모든 가설을 점검하는 것은 미래의 발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학적 의무이자, 사망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코로나19 감염 후 장기 후유증(롱코비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도덕적 의무”라고 밝혔다.
앞서 WHO는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바 있는데,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그로부터 정확히 3년이 되는 날을 맞아 이 같은 글을 올렸다.
WHO는 2021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한 보고서를 통해 ‘박쥐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중간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가설에 무게를 두면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WHO의 추가 조사 입장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하면서 ‘더 이상 조사단의 방문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WHO는 주요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고,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WHO 조사와 별개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달 말 직접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는 중국 우한 내 한 연구소의 사고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FBI 측 평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등 국제 사회가 코로나19 기원 규명 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 10일 전체 회의에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최초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련 정보의 공개를 명시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코로나19가 중국의 연구소에서 발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해당 법안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면서 수집한 기밀 정보를 공개하라는 것이 핵심 내용으로 이미 상원을 통과한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재가만을 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