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컵, 남은 물은 日이 채워야” 외교가, 강제동원 해법 ‘호응’ 촉구 [韓·日 정상방문 12년 만에 재개]

“정상회담서 사죄 직접 언급을”
“진솔한 사과 보여주는게 중요”
셔틀외교 복원이 ‘상징적 의미’
日 제1야당 “총리 발언 기대”

16일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물컵에 반 정도 물이 찼다’고 언급한 강제동원 배상 해법에 대한 일본의 호응이 얼마나 뒤따를지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일제히 나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 뉴시스

김재신 전 외교부 차관보는 14일 통화에서 “우리 국민이 (이번 발표에서) 제일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일본의 사죄와 반성 부분 아니겠느냐”며 “과거사 문제에 대해 국민적 여론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겠지만, (정상회담에서) 여기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사죄에 관해 직접 언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 역시 통화에서 “물컵에 반이 찼다고 한 만큼 나머지 반을 채우는 역할은 일본이 해야 한다”며 “일본이 ‘진솔한 사과’를 통해 호응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포괄적 사과’와 ‘일본의 자발적 기여’가 정부 강제동원 해법의 핵심이란 입장이다. 포괄적 사과로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 과거의 사과를 계승하는 것이 꼽히는데, 정상회담에서 단순히 과거 사과를 선언적으로 언급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과거사 인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피고 기업의 제3자 변제 기금 참여 역시 여전히 닫힌 것이 아니라는 조언도 나온다.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통화에서 “일본은 대국인 만큼 ‘꼼수’를 쓰지 말고 피고 기업이 (배상금을 마련하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지금이라도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향후 일본 피고 기업이 재원 마련에 기여할 방법이 막힌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세워진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한 시민이 동상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일본 내에서도 기시다 총리의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나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 해결이 됐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감정의 문제는 매듭지어지지 않았다”며 “식민지배 중에 일어난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일에 대해 마음이 전해지는 발언이 기시다 총리한테서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