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아버지’ 방시혁 “BTS·블랙핑크, K팝 신드롬 본격화 계기 만들어”

“성취에 만족하기보단 오히려 위기감 가져야”

“보이그룹에서는 방탄소년단(BTS), 걸그룹에서는 블랙핑크가 ‘글로벌스타’, ‘수퍼IP(지식재산권)’으로 일컬어지며, 이들의 성취가 ‘K팝 신드롬’을 본격화하는 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이 자랑스러운 성취에 만족하기보다는 오히려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보이그룹 BTS의 제작자인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K팝 성장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만족하지 말고 오히려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 제공

그는 “미국 등 주류시장에서 K팝의 성장률이 최근 둔화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도 K팝은 최근 역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K팝 아티스트는 있되, 걸출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아직 없는 현실은 필연적으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할 산업적 힘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탑티어 회사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신규 플레이어의 신선함 그 이상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삼성이 있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현대가 있듯 K팝에서도 현 상황을 돌파해 나갈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등장과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K팝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주류 시장에서 인지도·영향력 확대 △시스템 개선과 건강한 경영방식 도입 △플랫폼 개발을 통한 기반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소위 메이저 3사라고 불리는 회사들이 유통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며 “글로벌 유통사들을 상대로 협상력을 키워나가려면 당연히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이브가 이타카 홀딩스, QC 미디어홀딩스와 같은 미국 현지 음악 회사들을 인수하고 유니버셜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합작회사를 설립한 것도 이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지속적으로 세계를 흔들 슈퍼스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도 언급했다. 그 방법으로 하이브가 2018년부터 도입한 멀티 레이블 체계를 근거로 들면서 운영 시스템 전반의 고도화를 꼽았다. 

 

더불어 방 의장은 ‘사람’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K팝은 궁극적으로 사람이 만들어가고,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사람’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아티스트와 연습생들이 심리적으로도 충분한 케어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며, 이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의 K팝은 융합의 시대에 계속해서 기존 틀을 깨고 글로벌 대중문화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가야 하는 시점에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우물의 안이 아닌 밖을 바라보며 ‘국가대표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지는 것,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슈퍼 IP(지식재산권)를 배출해 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기업 자체로의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