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청년위 기자회견 ‘윤석열씨’ 호칭에 국민의힘 “‘죽창가’ 모자라 대통령에 막말”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기자회견서 나온 ‘윤석열씨’ 표현에 위원장인 전용기 의원 겨냥해 “부끄럽지 않냐”
기자회견문은 ‘전국청년위’ 이름으로 작성…전 의원은 회견문 직접 낭독하지 않았다고 주장
위원회 측도 '전 의원은 대표 발언 한 것일뿐’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의 ‘윤석열 정부 대일굴욕외교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 일제 강제징용 해법을 강하게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의 기자회견에 국민의힘이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기자회견 튀어나온 ‘윤석열씨’란 호칭에 발끈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 대일 굴욕외교 규탄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위원장은 전용기 의원이다.

 

회견문 낭독이 이번 논란의 발단이었다.

 

먼저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비판하면서 “국민 여러분, 윤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제의 식민사관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일제의 침략 책임을 배제한 채, 조선 사회의 정치·경제·사회구조가 낙후돼 있어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게 됐다는 대표적인 식민사관의 망발”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씨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조선의 총독인가”라며 “윤석열 정부는 피해자인 우리 국민보다 일본 기업을 편들고, 우리 대법원보다 일본 정부의 입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고 날을 세웠다.

 

계속해서 “윤 대통령의 무지몽배한 언행은 치욕의 역사인 ‘삼전도의 굴욕’을 떠올리게 한다”며 “지금 한반도 최대의 굴욕의 역사는 1637년 ‘삼전도의 굴욕’이 아니라 2023년 ‘용산의 굴욕’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의 역사,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을 철회하고,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전범기업에 돈을 받아내야 한다”며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가 있지 않는 한 ‘한·일 관계’는 일보도 전진이 없다는 원칙을 세계사에 천명하라”고도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반일감정 선동에 여념이 없다”며 특히 ‘윤석열씨’란 호칭을 들어 기자회견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을 내고 “이제는 ‘죽창가’도 모자라, 헌법에도 명시된 국가의 원수인 대통령에게 막말까지 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앞서 2017년 당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의 ‘문재인씨’ 지칭에 강하게 반발했던 민주당 반응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2017년 12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문재인씨’라고 한 조 대표를 두고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현 원내대표)는 “이런 분을 같은 시대 동료 의원으로 두고 있는 게 부끄럽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묻고 싶다”며 “전 의원은 부끄럽지 않냐. 부끄럽다면 민주당 의원들의 리더인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의 비판에 해당 표현을 언급한 당사자로 지목된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꼬투리를 잡더라도 최소한의 확인은 좀 해달라”며 “국민의힘 대변인은 최소한의 확인도 안 하고 논평을 쓰나”라고 혀를 찼다.

 

전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문을 직접 낭독한 바 없다면서 논란이 된 ‘윤석열씨’ 표현은 개인 차원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고도 했다.

 

기자회견문은 전 의원 개인의 이름이 아닌 민주당 전국청년위 명의로 작성됐다는 설명이다.

 

정확한 발언 주체에 관한 세계일보 질의에 전국청년위 측은 ‘전 의원이 위원장으로서 대표 발언을 한 것일 뿐’이라고 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