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와 4살 손녀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 한 6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형사8단독(부장판사 이영숙)은 현주건조물 방화예비 등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3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사전 승낙 없이 피해자에게 100m 이내로 접근을 금지하도록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28일 대구 북구의 빌라에서 2L짜리 페트병에 든 휘발유 일부를 자기 몸에 붓고 며느리(38)와 손녀(4)에게 남은 휘발유 일부를 뿌린 뒤 불을 지를 것처럼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욕설을 하며 냄비를 집어 던져 손녀를 울게 했다. 이에 며느리가 "아버님 아이들 앞에서 욕을 하지 말아달라"고 하자 집 근처에 있던 휘발유를 가지고 들어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과거 자신의 아내에게도 위험한 물건으로 폭력 범죄를 저질러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가정에서 며느리와 손녀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를 것처럼 위협함으로써 피해자들에게 죽을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와 정신적 충격을 안겨줬다”며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을 뿐 신체적 상처보다 훨씬 아프고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피의자의 범행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 밝힌 건 심각한 트라우마에도 남편의 아버지이자 아이의 할아버지를 감옥에 보낼 순 없다는 판단일 뿐"이라며 “적어도 보호관찰 기간동안은 피해자의 사전 승낙없이 절대로 연락하거나 다가가지 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