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이 36시간 만에 파산한 배경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뱅크런(현금 대량인출 사태)이 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인터넷뱅킹 비중이 큰 국내 은행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다만 특수한 상황이었던 SVB와 국내 은행권은 체질이 달라 뱅크런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뱅킹을 통한 입출금·자금이체 서비스 이용 비중은 77.7%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그 밖에 창구 5.5%, 자동화기기(CD·ATM) 14.2%, 텔레뱅킹 2.6%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여·수신 비율은 모두 90% 이상이었다. 주식과 채권 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유가증권 투자 비중도 20% 미만이었다. 긴급 상황에 대비 가능한 유동성 비율도 높았다. SVB 사태 직후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모바일뱅킹 접근성이 더욱 높은 인터넷은행도 대부분 계좌가 소액 자금으로 이뤄져 있어 단기간의 뱅크런 가능성은 작다는 게 당국 분석이다. 인터넷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사례와 달리 개인 고객이 많고, 예금 규모도 작아 뱅크런에 대한 우려는 하고 있지 않다”며 “많은 은행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금융생활을 하고 있어 인터넷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