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에 참여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의원 299명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에서 선거제 개편안을 확정하자고 제안했는데, 이에 화답한 것이다. 그러나 양당 내부에서마저 의견이 수렴되지 않고 있어 선거제 개편 논의가 순탄히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에 대한 당내 입장을 논의했다. 두 당 모두 전원위에 참여한다는 결론은 내렸지만,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 다른 탓에 당 차원의 개편안은 도출하지 못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전원위와 관련해 “민주당은 국민 다수가 요구하고 있는 정치 개혁에 민주당이 더 앞장설 마음으로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이어 “어느 안이 옳다, 그르다 이런 것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의원들 개개인의 생각이 있어 꼭 전원위 전에 입장을 정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논란을 부른 준연동형 비례제 폐지에 방점을 찍되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경우 이날 발표된 의원 대상 설문 결과에서 소선거구제 유지·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합 선호도가 과반이었다는 후문이다.
양당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면서 4월 중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김 의장의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여야가 당장 17일 정개특위에서 복수안을 도출할지도 미지수다. 김 의장은 17일 정개특위에서 여야가 복수의 개편안에 합의하는 것을 전제로, 23일 본회의에서 전원위를 구성해 27일부터 2주간 난상토론을 벌인 뒤 다음 달 28일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한다는 구상이었다.
정개특위는 그동안 주로 △소선거구제+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전면적 비례대표제 등 4가지 개편안을 놓고 적합성을 논의해왔다.
반면, 정의당은 양당과 달리 선거제 개편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정의당 정개특위 위원인 심상정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국민이 주신 정치 개혁의 마지막 시간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의당의 선거제 개혁 원칙으로 △비례성·대표성 보장 △지역독점정치 완화 △승자독식 양당 기득권의 극단적 대결 정치 종식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