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내가 바로 이 자리의 주인”

상가 앞 하얀색 굵은 선으로 그은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에 무언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벤츠 G 클래스가 위용(?)을 자랑하며 주차돼 있다. “내가 주인이다”라고 외치는 듯. 자칫 무방비가 될 뻔한 주차구역에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셈이다. 거리엔 소주병이 담긴 플라스틱 박스, 주차금지 삼각 콘, 철제 안내판, 담장 시멘트 블록 등 다양한 물건이 주차구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자리를 지킨다. 생김새는 서로 다르지만 자리를 지킨다는 역할에 충실하니 대견해 보인다. 겨울이 지나 다시 뜨거워질 거리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