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숨진 가운데 이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내걸렸으나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로 현수막이 16일 제거됐다.
현수막에는 “관리소장과 입대의회장 갑질로 경비원이 유서를 남기고 투신 사망했다. 경비원, 미화원 일동”이라고 적혔다.
이 아파트의 한 관계자는 “집값이 내려간다는 주민의 항의가 빗발쳤다”며 “단지 안과 후문에 있는 현수막은 두고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정문) 입구의 현수막만 우선 제거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해당 아파트 11년차 경비원 박모(74)씨는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취지의 유서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촬영한 뒤 동료들에게 보냈고 이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현수막은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직후 설치됐는데 주민들은 경찰과 구청 측에 현수막을 떼 달라는 민원을 여러 차례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직원들은 단지 내 곳곳에 붙었던 ‘갑질 주장’ 전단 역시 같은 이유로 일부 수거했다.
경찰은 박씨의 동료를 불러 평소 관리책임자가 박씨를 상대로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렸는지 등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해달라며 조사 권한이 있는 서울지방노동청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