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길거리에서 성추행 당했음에도 방관한 남편과 헤어지고 싶다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감 능력이 부족하면 아내가 옆에서 성추행당하는 데도 보고만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몇 달 지난 일인데도 자꾸 생각나고 비슷한 상황을 TV나 영화에서 보기만 해도 그때의 저와는 다른 게 너무 비참하다”고 말문을 열며 길거리에서 모르는 남성에게 성추행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당시 남편과 함께 있었으나, 남편은 성추행당하는 순간을 목격하지는 못했다. A씨는 문제의 남성을 정확히 지목하며 소리를 지르고, 남편에게도 “저놈이 내 엉덩이 만지고 갔다”고 알렸다.
그러나 남편은 인상 쓴 채 A씨를 바라보기만 할 뿐, 그 어떤 말이나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현장을 벗어나려는 가해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으며, CCTV에도 성추행 장면이 포착돼 처벌까지 이뤄졌다고 한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을 방관한 남편의 태도였다. 참다못한 A씨는 “왜 그랬냐. 무서워서 그랬냐. 그랬다면 말이라도 나를 받아주고 위로해주는 정도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당신은 내가 이렇게 주기적으로 생각나서 화내지 않고서야 절대 먼저 그 사건에 대해 사과한다거나 변명도 한 적 없다”고 따졌다.
이어 “나는 평생 길거리에서 더러운 성추행 당한 기억으로 고통받고 어디 갈 때도 스트레스받는데, 내가 불쌍하지도 않냐? 그걸 다 떠나서 넌 네 아내가 범죄자한테 당해도 화도 안 나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편은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런 거 공감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남편은 “어렸을 때 남동생이 맞고 와도 다른 집 형들은 ‘우리 동생 누가 때렸냐’고 싸우러 갈 때도 난 가만히 있었다”며 “친한 친구가 패싸움에 휘말렸을 때도 보고만 있다가 그 친구한테도 절교당할 뻔했다”며 어릴 때부터 공감능력이 부족했음을 고백했다.
이 일로 남편에게 정이 떨어졌다는 A씨는 “아직 혼인신고 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매일 혼인 무효 소송 가능한지 생각만 한다”며 “그저께도 같이 밖에 나갔다가 지나가는 사람이 쳐서 제 옷에 뭐가 묻었는데, 제가 반응하자 남편은 화내는 듯한 말투로 ‘그냥 좀 넘어가자’고 하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렇게까지 내 편 못 드는 사람과 어떻게 평생 함께 사냐. 나중에 아이 낳고 아이가 안 좋은 일이라도 당하면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텐데 과연 아이한테도 정상적으로 할까 싶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끝으로 A씨는 “TCI 검사(기질 및 성격 검사)했을 때 남편의 공감 능력 부분이 유독 다른 부분에 비해 낮긴 했다. 개선의 여지가 없고 이 사람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호소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공감 능력보다 게으름과 귀찮음이 더 큰 것 같다”, “공감 지수는 지능과 관련 있는데 지능이 낮은 것”, “극도의 이기주의와 비겁함 같다”, “이혼이 답이다”라며 A씨 심경에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