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전날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신뢰성이 검증됐다"고 17일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기술력 과시를 위해 공개한 사진에 주목하면서 '군사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발사한 ICBM이 화성-17형이었다며 "발사훈련은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의 기동적이며 경상적인 가동성과 신뢰성을 확인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실제로 화성-17형은 지난해 3월 발사 당시 20㎞ 미만 고도에서 폭발했고 5월 발사 때도 고도 540㎞, 비행거리 360㎞ 등으로 ICBM 성능에 한참 못 미쳤다. 그해 11월이 되어서야 고각 발사로 고도 6천100㎞까지 솟구치며 성능 입증을 시작한 단계다.
화성-17형은 정상 각도 발사 시 사거리 1만3천㎞ 이상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고각으로 발사된 사거리와 미사일 동체, 엔진 수준 등으로 추정한 것으로 실제 최대 사거리는 검증된 바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이번 발사가 외형적으로는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지만, 정상 각도 ICBM 발사 연습의 의미도 담고 있는 것"이라며 추후 정상 각도 발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은 이날 화성-17형 발사 장면과 함께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는 발사가 성공적이었음을 주장하려는 의도와 함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화성-17형이 그 정도 공중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성공적이었음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또 4월까지 위성 발사 준비를 마치겠다고 한 만큼 미사일을 쏘는 과정에서 데이터 수집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확인하고자 카메라와 데이터 전송 등을 살펴본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도쿄로 향하기 2시간 40분 전에 평양 순안에서 화성-17형을 쐈다. 이 미사일은 고도 6천45㎞, 비행거리 1천㎞를 기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미싸일(미사일) 총국' 지휘관들이 참관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총국은 탄도미사일을 직접 운용하는 전략군 등 군부대와는 별개의 행정기관으로 추정되는 조직이다.
애초 ICBM 등은 전략군이 담당해왔다.
이번 발사에 '미사일총국' 지휘관들이 참관했다고 밝힌 것은 ICBM 등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의 운용 주체가 미사일총국으로 이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사일총국은 지난달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뒤편에 세워진 '군기'를 통해 신설이 확인된 조직이다.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북한군의 담당부서 내 '전투서열'이 지속해서 변화를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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