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고금리 장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과도한 배당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외국계 은행들은 배당을 2300억원이 넘는 규모로 확대해 본국에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6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16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배당액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732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고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확정을 앞두고 있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배당금은 사실상 전액 본국으로 보내진다. SC제일은행은 스탠더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주주는 미국 시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미국 시티그룹이 100% 출자해 99.9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외국계 은행이 이처럼 배당 확대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고금리에 따른 이자이익과 대출 확대로 큰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901억원의 순이익(잠정)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1279억원) 대비 3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셈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612억원, 3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 21% 증가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