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3-20 01:00:00
기사수정 2023-03-20 11:20:38
군공항 이전 사업 설명회 개최 이어
6월 중 주민대상 설문조사 실시키로
찬성 우세 땐 국방부에 의향서 제출
소음피해·보상 등 놓고 찬반 팽팽
이상익 군수 “주민의견 충분히 수렴”
전남 함평군이 6월 중에 광주 군공항 유치를 놓고 주민의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함평군은 유치의향 조사에서 찬성이 많이 나오면 국방부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지난 16, 17일 이틀간 함평군에서 광주시와 국방부, 함평군이 공동으로 주최한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 설명회 자리에서 함평군은 6월 중 군공항 유치에 대해 주민 대상 여론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장정진 함평군 기획예산실장은 “3∼4월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계속 개최하고 대구 군공항을 유치한 경북 의성과 군위, 예천군 현장을 방문하겠다”며 “유치의향서 제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주민 설문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사 방식과 관련해 “전화가 아닌 대면조사로 하고, 설문 기법에 따라 군민 전체보다는 표본으로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함평군은 유치의향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찬성이 우세하면 국방부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유치의향서가 제출되면 국방부는 함평군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전 후보지의 면까지 공개한다. 반대가 많을 경우 유치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함평군이 주민 대상 설문조사에 나서면서 광주 군공항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가세할지 관심이다.
함평군은 지난해 11월25일과 지난달 8일에 이어 이번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군공항 이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서 함평군 군공항유치위원회는 광주시와 국방부에 광주공항 국내선을 함께 이전해 달라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유치위는 “군공항이 오면 당연히 국내선도 같이 이전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광주시는 이 같은 제안에 대해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공항 관련 상생협약을 보면 ‘광주공항의 민간항공은 무안공항으로 이전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이전시기에 대해 ‘군공항 이전과 동시에 민간항공을 이전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군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지 않을 경우 민간항공 이전이 불가하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함평군으로 군공항이 이전될 경우 민간항공 문제는 관계기관과 논의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군공항 유치를 놓고 함평군에서는 찬반 논란이 여전하다. 유치위와 유치를 찬성하는 주민들은 인접한 무안으로 군공항이 이전하면 소음 피해는 같이 보면서도 인센티브는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함평지역 농민단체 등은 설명회 행사장에서 피켓과 전단지 등을 배포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땅값과 농수산물 가치 하락 등으로 재산권이 침해되고 관광객 감소, 축산업 생산기반 붕괴, 인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이상익 함평군수는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이 군수는 “군공항 이전 설명회가 주민 각자 의견을 분명히 밝히는 장이 되길 바란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주민 선택에 따라 군공항 유치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