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일관계에 대해 "친구도 만나지 않으면 멀어진다. 갈등이 있어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 오부치 유코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그런 혜안을 보여준 오부치 전 총리에 대한 감사를 딸에게 대신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19일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오부치 유코 의원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윤 대통령에게 인사하며 "진심으로 감사하다. 저도 한일관계 개선에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일정상회담 뒷얘기도 뒤늦게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확대 회담에서 "도쿄에 도착해보니 벚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일주일 뒤면 활짝 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올해는 벚꽃이 이례적으로 예년보다 빨리 피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환영하려고 조금 무리해서 개화한 것 같다"고 덕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대화를 전하며 "양자 회담에서 상대국 국기 색의 넥타이를 매는 관례를 고려, 한국 측은 붉은색 계통의 넥타이를, 일본 측은 푸른색 계통의 넥타이를 각각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회담 후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경양식 집에서 이어진 2차 만찬에서 일본 유명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화제가 된 사실도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가 '어떻게 주인공은 저렇게 많이 먹으면서도 살이 안 찌나'라는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다며, 윤 대통령이 먼저 말을 꺼냈다고 한다.
그러자 식당 주인은 "그 드라마 주인공이 여기도 왔는데, 많이 먹는 것은 사실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한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친선단체 접견에서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이 식당의 '오므라이스 맛은 어땠나'라고 윤 대통령에게 묻자 "밥맛은 그대로인데, 달걀 두께가 전보다 얇아진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아소 전 총리는 "예전 셰프는 돌아가시고 지금은 새로운 요리사가 이어가고 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요리사가 일부러 한국 스타일로 요리한 줄 알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소 전 총리가 지난해 방한했을 때 선물한 양갱 얘기를 꺼내며 "그 집도 수백 년을 이어왔는데, 그런 게 일본 산업의 기초를 탄탄하게 하는 기반"이라고 언급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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