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이 없어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타선은 달아오르고 있고, 마운드 짜임새도 완벽한 모습이다. 이름값으로 이미 기선을 제압한 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 ‘디펜딩 챔피언’ 미국 야구대표팀이 강호 쿠바를 꺾고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타선에선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홈런 2개를 터트리며 물오른 감각을 뽐냈고, 마운드는 볼넷 하나만 내줄 정도로 완벽한 제구력을 과시하며 쿠바 타선을 꽁꽁 묶었다.
미국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쿠바와 준결승에서 14-2로 완승했다. 14점은 이번 대회에서 미국이 낸 가장 많은 점수다. 미국 선발 백전노장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1회초 내야 안타 3개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뒤 밀어내기 볼넷으로 흔들렸지만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1회 선취점을 낸 쿠바는 2006년 이후 17년 만에 WBC 결승 진출을 기대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미국은 1회말 곧바로 폴 골드슈밋(세인트루이스)의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2회 터너의 좌월 솔로포까지 터지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쿠바는 1-7로 뒤진 5회 1점 만회했지만 터너는 6회 다시 한 번 3점 홈런을 날리며 쿠바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홈런 두 개를 추가한 터너는 홈런 4개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3개)을 제치고 이번 대회 홈런 1위에 올라섰다. 한 경기를 더 남겨놓은 터너는 이승엽 두산 감독이 2006년 열린 제1회 WBC에서 때린 대회 최다 홈런(5개)에 도전한다.
이날 경기에서 쿠바 관중들은 2021년 7월 반정부 시위로 수감된 쿠바인을 위한 배너를 흔들었고, 일부 관중이 6회와 8회 그라운드로 난입해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는 됐지만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