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인 희귀약초 ‘개느삼’의 염증 억제 효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개느삼은 민간에서도 진통과 소염 등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지만, 이번에 연구팀에 의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능성 화장품이나 식품소재 개발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춘천센터 김길남 박사 연구팀은 강원 양구군·국립수목원과 공동으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의 항염증 효과를 입증했다고 21일 밝혔다.
개느삼은 한국의 특산식물로 북한의 함경도와 평안도, 남한의 강원 북부 등지에 서식하고 있다. 강원도 양구군의 한전리와 임당리 서식지는 천연기념물 372호로 지정돼 보호 중이다.
이 식물은 민간에서는 진통과 소염, 해독, 타박상, 어혈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소염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지만 그동안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아 기능성 화장품, 식품소재 개발 등에 활용키 위한 정확한 규명이 요구돼 왔다.
연구팀은 쥐의 대식세포에 염증 반응을 유도한 뒤 대표적 염증유발물질인 ‘산화질소’의 생성 저해율을 측정, 개느삼의 전초‧줄기‧뿌리 추출물의 항염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개느삼의 뿌리 추출물을 처리한 대식세포에서 산화질소 발현이 47.5% 감소했다. 즉, 뿌리 부분에서의 항염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이다.
또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은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엔에프 카파비’(NF-kB)의 활성을 감소시켜 염증 유발 단백질인 ‘산화질소 합성 효소’(iNOS)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루킨’(IL-6)의 발현도 각각 77.8%, 42.7% 억제됐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세포가 아닌 동물 수준에서 개느삼이 염증성 부종에 미치는 항염 효과 관찰에 나섰다. 쥐 발에 염증 유발 물질인 ‘카라기난’을 주사해 나타난 부종도 개느삼 뿌리 추출물을 투여했을 때 현저히 완화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개느삼이 항염증에 우수한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건강식품산업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에 사용된 개느삼은 양구군과 국립수목원에서 분류·동정돼 식재하고 있는 야생화를 활용했다.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 현상은 KBSI 춘천센터에 설치된 첨단 연구장비인 공초점 레이저 형광현미경을 활용, 엔에프 카파비의 핵 내 이동을 관찰하는 면역형광염색법을 이용해 규명했다.
신형식 KBSI 원장은 “민간에서 전해진 개느삼 활용 사례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며 “기능성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소재를 개발할 때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통합&보완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민족약학 저널’(Journal of Ethnopharmacology) 온라인판에 지난 10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