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 가족 품에 안긴 고인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죽음 이후에도 홀로 남겨져야 하는 쓸쓸한 무연고 사망자는 죽음 앞에서도 갈 길을 잃는다. 이 같은 무연고 사망자들의 죽음은 장례절차에서도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1인 가구와 사회적 고립이라는 문제를 한국보다 일찍 경험한 일본은 보다 직접적인 지원책으로 무연고 사망자 등의 사후 장례절차까지 보장하고 있다.
21일 복지 관련 학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독거 및 무의탁 고령자를 위한 사후사무 서비스가 일본 나고야에 있는 비영리단체(NPO) ‘인연의 모임’을 통해 이뤄진다. 생애 마지막 인연을 맺는다는 슬로건으로 출범한 인연의 모임을 통해 많은 무의탁 고령자가 사후 화장 및 납골 등 장례, 연금과 보험 자격 상실이나 유품 정리 등의 업무를 맡길 수 있다.
이렇게 인연의 모임을 통해 생애 마지막 인연을 맺은 사람만 2001년부터 1만명이 넘고, 그렇게 인간다운 죽음으로 생애를 마감한 사람은 4500명에 달한다. 예탁금으로 1900만원 정도를 내야 하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겐 기부금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무료 제공하고 있다.
비단 인연의 모임뿐만이 아니다. 일본에는 주로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사후업무 위임 계약 서비스를 담당하는 100여곳의 비영리사단법인이 장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지원이나 요양시설 입소 신원보증 등 다양한 서비스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